독감의 교훈? 신뢰 회복, 콜드체인 정비 ‘코로나백신 산 너머 산’

입력 2020-11-12 04:03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화이자제약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하반기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전문가들은 백신 신뢰도 회복과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등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백신의 유통·보관 문제부터 이상반응 논란까지 휩싸인 탓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확보된다고 끝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통해 방역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개발뿐 아니라 대량 생산, 유통·보관, 안정적인 접종까지 4단계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백신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 독감 백신 논란으로 국민의 심리적 저항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는 “개발사로부터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며 “접종 과정에 전문가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감시하는 체계가 강화되면 신뢰도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반응 모니터링도 수반돼야 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개발 단계에서 임상 3상 시험 대상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백신을 접종한 뒤 환자들의 부작용 발생 여부를 면밀히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임상시험을 통과해도 수만명에 한 명꼴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고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콜드체인 시스템의 취약점도 보강이 필요하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하고 있는 핵산 백신(mRNA 백신)은 각각 영하 70도와 영하 20도를 적정 보관 온도로 설정하고 있다, 2~8도에서 보관되는 일반적인 백신과 달리 mRNA 방식의 백신을 운송하려면 초저온 냉동유통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설 교수는 “서둘러 콜드체인을 손보기보다는 일단 백신 개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