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시간에 ‘아크릴 가림막 체험’ 영상 보는 수험생들

입력 2020-11-12 00:03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약 3주 앞둔 11일 찾은 서울 목동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는 2~3명의 학생이 책상 앞에 아크릴 가림막을 세운 채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능 고사장 책상마다 설치될 비말 차단용 아크릴 가림막을 미리 체험해보며 ‘선 적응’하는 것이다. 경기도 광명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정모(55)씨도 “최근 아크릴 가림막을 갖고 독서실에 오는 수험생들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올해 수능은 예년과 사뭇 다른 풍경이 될 예정이다. 수험생들도 비말 차단용 아크릴 가림막, 마스크 등에 익숙해지기 위해 연습하고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는 등 생소한 시험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한 대형학원 복도에도 아크릴 가림막이 설치된 책상에서 2~3명의 학생이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학생들은 모의고사 시험지가 가림막에 닿지 않도록 접어서 문제를 풀거나, 어렵게 시험지를 넘기기도 했다. 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계속 쓰게 하고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해주는 등 최대한 실제 고사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크릴 가림막에 대한 체험기나 ‘노하우’를 나누기도 한다. 수능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험지를 빨리 넘겨야 하는 국어와 사회탐구 영역 때가 고비” “OMR 카드는 어디에 두느냐” 등의 글이 다수 발견됐다.

유튜브에서 1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아크릴 가림막 체험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 김민우(25)씨는 “영상을 시청한 수험생들 중 ‘책상 양옆은 틔우고 앞에만 가림막을 세우는 데 효과적으로 방역이 이뤄질 것 같지 않다’ ‘문제집을 빠르게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하는 반응이 많았다”며 “수험생들이 미리 고사장에 가서 낯선 환경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특히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자율학습을 하거나 외출을 삼가는 등 건강 관리에도 각별히 주의하는 분위기다. 경남 창원에 사는 고3 배모(18)양은 지난 9일 몸이 아프지 않은데도 담임교사에게 전화해 “며칠간 병결을 쓰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양은 “집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중학교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학교에 가는 것도 불안하다”며 “확진자도 수능을 볼 수 있도록 별도 고사장을 만들어준다지만 만에 하나 감염되면 컨디션도 안 좋아지고 공부에 지장이 생길 것 같아 더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올해 수능이 예년보다 늦어진 탓에 한겨울 추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 강사 김모(50)씨는 “늦가을에 치르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겨울에 수능을 치르게 되면서 감기나 비염에 걸리지 않도록 학생 건강을 더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애 황윤태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