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목회 트렌드 ‘사역은 깊게 만남은 가볍게’

입력 2020-11-12 03: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가운데 ‘위드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사역 전략과 계획 수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부분 교회가 지난달 중순부터 내년 사역계획과 예산을 확정하는 정책 당회를 여는데, 상당수 교회가 2021년을 ‘회복’과 ‘비대면 사역’의 해로 선포할 전망이다.

정명철 서울 도림교회 목사는 1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2021년을 코로나19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원년으로 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목사는 “코로나19 이전에는 교회로 모이는 사역에 집중했지만 팬데믹을 겪으면서 흩어지는 교회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교회에 있는 수백개의 구역 조직이 작은교회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교회의 체질을 개선하는 게 새해 사역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작은교회들이 지역사회에서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한다면 실추된 교회의 위상도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15일 서울 중앙성결교회에서 ‘성결섬김마당’이 주최한 2021년 목회계획 세미나에서도 모이는 예배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성결섬김마당은 2012년 성결교단 소속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해 만든 모임이다. 이날 발제한 김철규 광주교회 목사는 “전체 교인을 한데 모아 목회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별 맞춤 사역의 방안을 찾고 이를 통해 교회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일대일 멘토링 강화와 개인 영성 관리를 위한 체계적 교인 훈련을 해야 한다”며 “교회에 자주 모이지 못하는 교인들이 신앙의 열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교육 분야에서는 온·오프라인 조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현호 기독교교육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라인(All line)’을 새해 교육목회의 키워드로 꼽았다. 올라인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필요하다는 의미로 영상 콘텐츠 제작과 함께 교사와 학생, 목회자와 가정이 만나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로 교육목회 분야에서도 영상 콘텐츠 제작 기술이 강조됐지만 무게중심이 이쪽으로만 옮겨져서는 조화로운 교육을 할 수 없다”면서 “다음세대 교육의 핵심이 만남과 관계인 만큼 제대로 된 교육목회를 위해 온·오프라인 교육 사이에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와 가정, 학교가 서로 교육 콘텐츠를 공유하며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2021년은 코로나19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데 필요한 체력을 기르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