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백신이 코로나19 임상 시험 결과 약 90%의 감염 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코로나 터널에 한 줄기 빛이 비친 듯 전 세계가 흥분하고 있다. 화이자는 다음 달 미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거쳐 연내 5000만회,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의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문제는 치열한 국가 간 경쟁 속에 백신을 확보하는 일이다.
백신은 공공재가 되어야 하지만 개발 초기에는 돈 많은 나라가 독점하거나 개발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 수도 있다. 정부는 효능이 검증된 백신이 개발됐을 때 우리 국민이 차질 없이 접종할 수 있도록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우선 국민 60%가 접종할 수 있는 3000만명 분량의 백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작용을 검증한 뒤 이르면 내년 6월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으로 백신 개발 선두권에 있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접촉하고 있다. 개별 기업 접촉은 물론이고 가능한 모든 외교 채널을 가동해 백신 수급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 시간이 걸리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국산 백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와 임상시험 지원 등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고, 물량이 확보된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콜드체인(냉장유통 체계) 구축이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의 저온에서 유통해야 한다. 유통망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효능이 좋은 백신이라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콜드체인의 경우 이미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 파동으로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난 바 있다. 코로나 백신은 상대적으로 조건이 훨씬 까다로운 만큼 유통시스템을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백신을 누가 먼저 맞을지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우선 대상자를 추리는 일도 미리 챙겨야 할 것이다.
[사설] 코로나 백신 확보·콜드 체인 구축에 만전 기해야
입력 2020-11-12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