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연승을 질주하는 두산 베어스와 창단 첫 가을야구의 환희를 뒤로하고 반격을 준비하는 KT 위즈가 12일 3차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시리즈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두 팀은 외국인 에이스를 앞세워 총력전을 준비한다. ‘끝내기’를 준비하는 두산의 선발투수는 정규리그에서 10개 팀 중 유일하게 20승에 도달한 라울 알칸타라(28·도미니카공화국). KT는 외국인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30·베네수엘라)로 ‘뒤집기’를 시도한다.
5전 3선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먼저 잡은 두산은 3전 전승으로 시리즈를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예고했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지난 10일 2차전을 승리한 뒤 “유리한 상황에 왔다. 3차전에서 끝내야 (한국시리즈에서) 유리하다. 3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쳐 끝내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16개 팀 가운데 14개 팀이 한국시리즈로 진출했다. 그 확률은 87.5%나 된다. 두산은 이 압도적인 승률을 안고 있다. 두산은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내면 나흘의 휴식기를 얻게 된다. 두산으로서는 3차전에서 끝낼 이유가 분명한 셈이다.
두산이 알칸타라를 3차전까지 아껴둔 이유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알칸타라는 정규리그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198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27차례, 그중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13차례나 성공했다. 그렇게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를 쌓았다. 다승왕은 이미 확정됐다. 알칸타라는 이날 제7회 ‘최동원상’도 수상했다.
다만 알칸타라의 올가을은 다소 불안하다. 지난 5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올해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⅓이닝 6피안타 4실점한 뒤 교체됐다. 당일 오전 목에 느낀 담 증세가 원인이었다. 이제 엿새를 쉬고 선발승을 다시 조준하고 있다.
KT는 12.5%의 낮은 가능성에 도전한다. 플레이오프에서 ‘리버스 스윕’(연패 후 역전으로 시리즈 승리)에 성공한 팀은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를 상대한 현대 유니콘스, 2009년 두산을 꺾은 SK 와이번스뿐이다. 두 팀 모두 공교롭게 해태 타이거즈와 그 후신인 KIA를 각각 한국시리즈에서 만났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과도하게 힘을 뺀 탓에 패배했다.
그만큼 플레이오프의 리버스 스윕은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KT의 입장에선 남은 경기가 모두 벼랑 끝인 셈이다. KT는 쿠에바스의 구위에 창단 후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걸기로 했다.
쿠에바스는 지난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1사구 2실점했다. 패전을 면했지만 2대 3으로 패배한 이 경기에서 가장 많이 실점한 투수가 됐다. 쿠에바스를 투입할 만큼 KT의 상황은 절박하다. 쿠에바스는 정규리그 평균자책점 4.10으로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전적에서도 10승 8패로 준수했다. 다만 두산을 상대로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해 다소 부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