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집쿡! 집빵

입력 2020-11-12 19:19
크로와상 냉동 생지(왼쪽)를 집에서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구우면 따뜻한 크로와상을 맛볼 수 있다. SPC삼립 제공

주부 김지은(41)씨 주방에는 작은 카페에서 쓸법한 주방용품들이 구비돼 있다. 와플 기계, 그릴형 토스터, 전자동 커피머신…. 김씨는 5년 동안 쓰고 있는 에어프라이어까지 코로나19 유행 이후 각종 주방 가전제품들을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다. 김씨가 최근 가장 많이 만드는 것은 ‘크로플’과 ‘뺑 오 쇼콜라’다.

만들려면 손이 많이 가고 맛을 내기도 어려운 빵을 김씨처럼 집에서 간단하게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베이커리 전문점에서나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빵들을 집에서도 뚝딱 만들 수 있는 비밀은 냉동실에 있다. 굽기만 하면 완성되는 반죽, ‘냉동 베이커리 생지’ 덕분이다. 에어프라이어 보급이 확산되면서 반죽에 모양까지 완성돼 있어 굽기만 하면 되는 냉동 베이커리 생지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냉동 베이커리 시장은 2018년 171억원, 지난해 270억원, 올해 예상치 400억원으로 연간 5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냉동 베이커리를 집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빵으로 만들려면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 그릴형 토스터 등이 있어야 한다. 에어프라이어 보급 확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냉동 베이커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도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밀가루, 설탕 등을 만드는 삼양사의 식자재 유통사업 브랜드 서브큐는 지난 9월 ‘크로와상 생지’ 판매량이 8월보다 7.5배가량 증가하면서 자체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크로와상 생지는 와플 기계로 간단하게 ‘크로플’(크로와상+와플)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가장 인기 있는 냉동 베이커리 제품이 됐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등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대기업도 지난 6월부터 냉동 생지를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도 PB 상품으로 냉동 베이커리 제품들을 다양하게 출시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없었던 시장’이 만들어진 셈이라 당분간 냉동 베이커리 시장은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품질 향상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