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가을 곰’, KS행 1승 남았다

입력 2020-11-11 04:07
두산 베어스의 4번 타자 김재환이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kt위즈와의 2차전 5회초 무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2타점 우중간 안타를 친 뒤 1루에서 더그아웃을 향해 손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두산은 이날 4대 1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2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연합뉴스

큰 승부를 맞아 벤치의 마운드 운용이 승패를 갈랐다. 노련한 ‘가을 곰’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불펜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놨다. 반면 ‘PO 초보’ KT는 여러 차례 기회를 잡고도 매번 득점에 실패,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두산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PO 2차전에서 KT를 4대 1로 격파했다. 두산 불펜이 위기마다 상대 타선을 잠재운 게 결정적이었다. 두산이 이틀 뒤 열릴 3차전까지 이기면 PO를 싹쓸이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 정규리그 우승팀 NC 다이노스와 맞붙게 된다.

이날 두산의 불펜 승부수는 고비마다 KT 방망이를 식혔다. 두산은 3회 로하스에게 1점 홈런을 맞자마자 선발 최원준을 김민규로 교체해줘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이어 4회 1사 1·2루 위기에서도 박치국으로 마운드를 교체해 상대를 막아냈다. 반면 KT가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 우완 선발 데스파이네는 4이닝 동안 4자책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정규시즌 15승을 거두면서도 유독 두산에게 평균 자책 7.04로 약했던 모습이 재현된 셈이었다.

두산은 주어진 기회도 상대보다 잘 활용했다. 두산은 2회 선두타자 김재환부터 허경민, 박세혁까지 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선제득점을 뽑아냈다. KT도 이에 질세라 2대 0으로 뒤진 3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로하스가 최원준의 142㎞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20m짜리 홈런을 뽑아내 쫓아갔다. 그러나 이후 2회 1사 만루, 3회와 4회 2사 1·2루 주자 기회를 모두 날리는 등 잔루를 남발했다. 이날 KT가 득점 없이 남긴 주자는 10명을 넘었다.

분위기는 다소 이른 시간인 5회에 넘어갔다. 두산은 정수빈과 페르난데스가 연속 안타를 때린 데 이어 오재일까지 볼넷을 얻어내 무사 만루 기회를 맞았다. KT 선발 데스파이네가 버티지 못하고 내려간 뒤 두산 김재환은 이어 등판한 유원상의 공을 정확히 방망이에 맞추며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작렬, 점수를 3점 차로 벌렸다. 김재환은 출루 뒤 승리를 예감한 듯 오른 검지를 치켜세우며 자축했다. 경기는 이후 양 팀 모두 추가득점을 내지 못한 채 끝났다. 김재환은 이날 데일리 MVP로 뽑혔다.

두산은 12일 열릴 3차전에서 정규시즌 20승 투수 알칸타라를 앞세워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심산이다. 이에 맞서는 KT는 ‘팔색조 변화구’가 주무기인 선발 쿠에바스를 마운드에 보내 반격을 노린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