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공백기 집중 공략… 삼성폰, 미국서 애플 꺾었다

입력 2020-11-11 04:02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애플의 텃밭인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정상에 올랐고 LG전자도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3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4분기에는 아이폰12를 출시한 애플이 다시 선두 자리를 꿰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33.7%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이 북미시장에서 애플을 앞지른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보다 새 아이폰 출시가 한 달가량 늦춰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출하량은 104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했다.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폴드2 등 전략 스마트폰이 애플의 신제품 공백 기간 선전했고 갤럭시S20 FE와 A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 판매량도 크게 늘면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9.9%까지 떨어졌던 LG전자 점유율은 3분기 14.7%로 다시 회복됐다. 중저가 라인업인 K시리즈와 펜을 장착한 ‘LG 스타일로’가 점유율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고 플래그십 LG윙과 벨벳도 선전했다.

애플은 30.2%의 점유율을 보이며 2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이상 떨어진 수치로 출하량도 930만대에 그쳤다.

하지만 아이폰12가 출시와 동시에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다시 1위 자리는 애플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사전예약 첫날에만 200만대가량 팔려나가며 전작 대비 2배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47.9%였다.

한편 북미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충격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3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337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줄었지만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4분기는 스마트폰 최대 성수기로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FE의 메모리 상향 제품 출시 등 현지 라인업 다변화로 애플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역시 첫 실속형 5G 제품인 K92를 앞세워 5G시장 공략에 나선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