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핵심’ 빠진 불완전체, 평가 제대로 될까

입력 2020-11-11 04:07
파울루 벤투(가운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오스트리아 마리엔처도르프에 위치한 BSFZ아레나 보조경기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5시 인근 비너노이슈타트 슈타디온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스트리아에서 2연속 평가전을 앞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고민에 빠졌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열릴 멕시코전을 앞두고 수비진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 힘겹게 마련한 경기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지 우려된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중국 슈퍼리그(CSL) 베이징 궈안 김민재(23)와 광저우 헝다 박지수(26)까지 중앙수비수 2명이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체자는 뽑지 않았다. 이로써 대표팀에는 앞서 부상으로 빠진 홍철(울산 현대),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제외된 김진수(알나스르)까지 기존 소집 인원 중 수비수만 4명이 빠졌다.

원칙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국가대항전 주간에는 소속 구단이 대표팀 차출을 거부할 수 없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발발 뒤 입국 시 자가격리 5일 이상을 거쳐야 할 경우에 한해 임시 예외조항을 적용한다. 지난 8월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무고사가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소집됐으나 결국 합류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협회 관계자는 “김민재와 박지수의 소속팀이 코로나19로 변경된 CSL 플레이오프 일정을 치르는 중이라 차출에 난색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23명인 소집 인원을 이번에 26명으로 늘려 선발한 것은 이런 상황을 대비한 조치”라면서 “측면수비수 홍철이 빠진 뒤 같은 포지션이 아닌 중앙수비수 정승현(울산)을 대체자로 발탁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번 평가전은 대표팀이 지난해 11월 브라질전 뒤 1년 만에 치르는 유럽 해외파 포함 경기다. 오랫동안 발을 맞춰보지 못한 수비진에게는 중요한 기회다. 특히 김민재와 홍철, 김진수는 대표팀에서도 주전급으로 평가받는 자원이라 파울루 벤투 감독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다. 대체자원인 젊은 선수들을 시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스페셜매치’에서 활약한 원두재(울산)를 비롯해 올림픽대표팀 출신 장신 수비수 정태욱(대구 FC)의 활약이 기대된다. 성인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측면수비 윤종규(FC 서울) 역시 칼을 갈고 있다.

멕시코전 뒤 17일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는 수비진 이외 자리에서 추가 이탈자도 생긴다. 협회는 독일에서 뛰는 미드필더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이 현지 격리규정 변경에 따라 멕시코전만 치르고 소속팀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