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초대 공수처장 후보

입력 2020-11-10 04:02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이끌 초대 공수처장의 후보 추천이 마무리됐다. 대한변호사협회에 이어 여야가 각각 추천하는 공수처장 후보들을 공개했다. 여권은 50대 초반 법관 출신, 야권은 60세 전후의 검찰 출신을 추천했다. 여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9일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국민일보 11월 7일자 1면 참조)을 포함해 검사장 출신의 이건리(57·16기)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부위원장, 한명관(61·15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 협회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정의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관은 법관 출신으로 2010년부터 헌재에 재직했다. 현재 선임헌법연구관과 국제심의관을 겸임하고 있다. 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특검’에 특별수사관으로 파견된 경력이 있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출신의 이 부위원장은 권익위가 지난해 9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기소되자 배우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직 수행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대검 기조부장, 법무부 법무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일선 검사장 시절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직접 민원인을 응대한 일화가 있다. 퇴임 후에는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을 역임했다.

여당 몫 추천위원인 박경준 변호사와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법관 출신인 전종민(53·24기)·권동주(52·26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의정부지법 등을 거쳐 법무법인 공존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청구인인 국회 측 대리인단을 맡아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이끌어내는데 역할을 했다. 권 변호사는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고 현재 법무법인 화우에 몸담고 있다.

야당 측 추천위원인 임정혁·이헌 변호사는 김경수(60·17기) 전 대구고검장, 강찬우(58·18기) 전 수원지검장, 석동현(60·15기) 전 동부지검장, 고양지청장 출신의 손기호(60·17기)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까지 4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모두 검찰 고위직 출신이다. 여당의 비(非) 검사 선호 기조에 맞서는 결정인 셈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추천에 사전 동의한 후보 명단을 받았다. 추천위는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장관, 대한변협회장, 여당 추천 2인, 야당 교섭단체 추천 2인 등 7인으로 구성됐다.

1차 심사는 오는 13일 열린다. 위원 6인 이상의 찬성을 얻은 후보 2명을 최종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면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에 임명된다. 후보 추천 과정에 관여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위원들이 13일까지 피아식별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자창, 김동우, 박재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