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 반도체 전쟁 계속한다… 추가 견제 가능성도

입력 2020-11-10 00:0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서 패권을 이어가기 위해 대중 수출·무역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기술 냉전’이 최소 4년간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화웨이와 핵심 계열사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 추가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미·중 분쟁 지속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새 행정부도 중국의 반도체산업에 대한 견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역시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지식재산을 훔쳤다고 비난하면서 중국과의 경쟁을 위한 기술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며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제재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식재산권 침해, 보안 등 중국과의 기술분쟁을 놓고 대립할 필요가 있다는 데 미국 내 초당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현재 부품·장비 자립화에 나서는 등 ‘반도체 굴기’를 이어가기 위해 꾸준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추가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 업체인 양쯔메모리(YMTC)와 유니SOC(UNISOC)를 계열사로 거느린 칭화유니그룹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인 유니SOC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서 6위에 올라 있다. 점유율은 4%대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업계 최초로 6나노미터 공정의 5G 통합칩 양산 계획을 밝히는 등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업체로 꼽힌다. 화웨이 부사장 출신의 스티브 추 유니SOC 최고경영자(CEO)가 화웨이와의 관계를 이어오면서 이미 엔지니어 등 상당수 인력이 넘어온 상태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기술·장비를 활용해 만든 반도체가 화웨이로 향하지 못하도록 강도 높은 제재를 가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지금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수출 허가를 발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제재 지속 시 단기적으로 매출에 부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이 중국 기술과 정책 이슈에 대해 비교적 부드러운 톤을 취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화웨이가 다시 고객사가 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수출이 막힌 화웨이를 대신할 업체를 물색하는 등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내년에도 화웨이의 빈자리를 다른 기업들이 채워가면서 수요 역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