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속되는 와중에 시당국이 자체 특별여행주간을 운영하려다가 비판이 일자 부랴부랴 행사를 취소했다.
원주시는 오는 12~22일 원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려던 ‘원주와락(樂)’ 특별여행주간 운영을 전면 취소한다고 9일 밝혔다. 원주지역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 격상을 앞두고 시민안전을 위해 특별여행주간 운영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9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크게 위축된 원주 여행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특별여행주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간현관광지에서 원주여행주간 홍보 캠페인을 펼치고, 강원감영 등 도심에서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주시가 관광객 모집에 나서자 시민들 사이에선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지역 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시민 김모(40·여)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특별여행주간을 운영하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한 온라인 카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한 카페 회원은 “진짜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이 상황에 실화냐, 웃음만 나온다”라는 불만의 글을 올렸다.
원주지역에선 지난 5일부터 가족과 지인 등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원주 상지여고 교사 A씨, 평창 방과 후 교사 B씨 등 1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일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6일 4명, 7일 8명, 8일 3명 등 닷새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32명 발생했다. 원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총 189명이다.
감염장소 또한 식당과 목욕탕 복지관 학교 등 일상 곳곳이 코로나19와 연관되면서 지역사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진자의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시는 거리 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격상 시점은 강원도, 중앙대책본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1.5단계는 지역적 유행 개시 단계로 다중이용시설의 인원이 제한된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관광업계의 타격이 심각한 만큼 하루빨리 상황이 진정돼 마음 놓고 원주를 여행할 수 있는 시기가 오길 바란다”며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마스크 착용 및 불필요한 모임 자제 등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