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꽃정원 관광객 12만명… 가평 자라섬, 힐링 관광지로 뜬다

입력 2020-11-09 19:35
북한강 위에 자리잡은 가평군 자라섬을 드론이 공중에서 포착했다. 자라섬은 동·서·남·중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졌으며, 면적은 61만4000㎡로 인근 남이섬의 1.5배다. 가평군 제공

경기 가평군 자라섬이 개방 37일 만에 관광객 12만명이 찾는 등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힐링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선정한 ‘야간경관·여름 야간 산책하기 좋은 코스 100선’에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 경기북부 대표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자라섬의 역사는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동도와 서도 남도 중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졌다. 면적은 61만4천㎡로 인근 남이섬의 1.5배다. 1943년부터 중국인들이 농사를 짓고 살았다는 설로 인해 ‘중국섬’으로 불리다가 1986년 군 지명재정위원회에서 현재의 ‘자라섬’ 이름을 최종 결정했다.

가평군은 지난해 자라섬 남도 11만여㎡ 부지에 꽃 단지와 경관 조명, 관광편의시설 등을 설치해 ‘꽃섬’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3월에는 꽃양귀비와 유채꽃 수레국화를 식재하고, 가을꽃인 백일홍과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13종을 보식 관리해 왔다. 포토존과 스탠드, 전망대, 꽃다리, 경관조명 등 다양한 시설물과 트릭아트, 레이저 조명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봄과 가을 꽃축제를 계획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어렵게 꾸며놓은 꽃 정원을 활용하기 위해 군은 시민들에게 하루 관람료 5000원에 유료개방했다. 관람료는 관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인 가평사랑상품권으로 교환해줘 사실상 무료관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지난 9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자라섬 남도 꽃 정원에는 총 12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했다.

가평군 인구의 약 2배가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관람객은 관람료와 교환한 가평사랑상품권을 관내에 사용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 기간 가평사랑상품권은 4억5000만원이 소진됐고, 농산물 및 음료는 3억3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외에도 가평 지역 숙박업, 음식업, 운송업 등 많은 부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등 군이 다양한 지표를 분석한 결과 간접효과는 4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자라섬에 지난 8월 역대급 폭우가 내리면서 침수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2016년에 이어 4년 만의 침수였다. 당시 김성기 가평군수를 비롯한 가평군 공직자 450여명은 주말도 잊고 자라섬 수해복구 작업에 나섰고 40여 일 만에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가평군은 자라섬 남도를 꽃 정원으로 만들어 방문객 12만명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게 된 만큼 아직 개발이 안 된 동도(6만6390㎡)의 활용방안도 모색 중이다. 군은 동도에 원시림 식물과 곤충이 보전된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생태 자연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힐링 산책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직 방치된 자라섬 동도마저 가치를 찾는다면 4개의 섬이 각각 다른 테마를 제공함으로써 사계절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지역경제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남도와 동도에 줄배와 부교 등 이동로를 설치해 관광객들이 섬을 이동할 때도 즐거움을 느끼게 할 계획이다.

이미 서도(14만2940㎡)는 캠핑 레저 구역으로, 중도(17만7800㎡)는 페스티벌 아일랜드 구역으로 변화를 이뤄 자라섬은 캠핑, 축제의 섬으로 면모를 갖췄다.

가평군 관계자는 “캠핑, 축제, 꽃, 힐링 등 테마가 있는 4개의 섬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자라섬의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미래발전 동력인 자라섬 관리방안 및 활성화 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속의 관광명소를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라섬·남이섬·강촌 묶어 북한강 수계 관광특구 추진”
인터뷰 │ 김성기 가평군수


“전국 최초의 북한강 수계 관광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성기(사진) 가평군수는 지난 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근 강원도 춘천시와 함께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인 자라섬, 남이섬, 강촌 일대를 전국 최초 광역적 북한강 수계 관광특구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관광특구(안)는 남이섬~자라섬~가평 잣고을시장~제이드가든~엘리시안 강촌~강촌 출렁다리~구곡폭포 일대다. 남이섬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한 외국인 관광객 공략이 필요하다는 전략도 포함됐다.

가평군과 춘천시는 관광특구 기본계획 및 진흥계획 수립 후 내년 7월쯤 경기도와 강원도에 관광특구를 신청할 계획이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정부 예산 지원과 차 없는 거리 조성, 음식점 영업시간 및 옥외광고물 허가기준 등의 제한이 완화된다.

김 군수는 “자라섬은 힐링과 치유라는 장점을 부각해 치유 관광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가평읍 내 일원에 로컬, 세계음식 등을 맛볼 수 있는 먹자골목을 조성하고 강촌 일원은 엘리시안 강촌과 강촌 중심지를 연계한 지역특화 콘텐츠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평군은 공원 및 보행통로 등 공개 공지에서는 공연을 진행하고, 푸드트럭 운영 등으로 침체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군수는 “2018년 12월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2개 이상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지역을 관광특구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며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전국 첫 광역적 관광특구 지정을 공동 추진하는 것은 지자체 간 상생을 위한 협치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평=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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