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족쇄’ 못 푼 김경수… 與 대권 구도 이낙연·이재명 굳어질 듯

입력 2020-11-07 04:07
연합뉴스

김경수(사진) 경남지사에게 6일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돼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친문 핵심이자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김 지사가 ‘사법 족쇄’를 풀지 못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권 구도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강 구도로 굳어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

김 지사의 실형 선고에 민주당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됐다. 선고 전에는 무죄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친문 ‘적자’인 김 지사가 법정 공방에서 살아 돌아올 경우 대권 구도가 크게 달라질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김 지사는 유죄 판결로 정치 생명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그는 지난 9월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시·도 단위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최근 친문 의원들 중심으로 꾸려진 정책 플랫폼 ‘민주주의 4.0’이 김 지사의 대선 도전을 지원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면 지사직 상실은 물론 피선거권 박탈로 향후 10년간 정치에 나서지 못한다.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한다 해도 내년 9월에 경선이 치러지는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2022년 대선 출마는 어려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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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제3의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이 대표와 이 지사의 2강 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각각 20%대 초반의 지지율이 박스권을 형성한 상황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양강 구도로 가는 것이 우리 당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김 지사는 당의 소중한 자산인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항소심 판결은 아쉽다. 대법원에서 바로잡히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같은 행정을 맡은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대법원 재판이 남아있으니 잘 수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법원에서는 좀 더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는 판결로 법치주의 수호 의지를 보여 달라”며 “김 지사는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지사직을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