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유지 최우선’에도 또 흑자 낸 대한항공의 비법

입력 2020-11-06 00:04
뉴시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여파를 뚫고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3분기 흑자 규모가 70억원대로 시장의 기대 범위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매출이 반 토막 난 최악의 상황에서 화물 수송 극대화 전략이 실적을 지켜냈다. 다음 주부터 실적 발표 예정인 다른 항공사들은 줄줄이 적자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5508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해 2분기에 이어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53%, 94% 줄었다. 당기순손익은 -385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앞서 대한한공은 2분기 매출 1조6909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 당기순손익 1624억원이라는 ‘깜짝 흑자’를 낸 바 있다.

3분기 역시 화물 부문이 견인했다. 3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1조163억원으로 2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업계 최초로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화물을 탑재한 게 항공기 무게를 줄여 연료비 절감 및 수익성에 도움이 됐다. 다만 업계 과다경쟁으로 화물 운임 상승률이 이전보다 둔화된 영향으로 2분기 화물 매출(1조2259억원)보다는 줄었다.

여객 사업은 국제선 노선 중단으로 부진을 이어갔으나 미주·동남아시아 등 중장거리 노선이 일부 회복돼 2분기 실적보다 소폭 개선됐다.

대한항공은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직원을 해고하면서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데, 대한항공은 고용 유지를 최우선에 두며 달성한 흑자라 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4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봤다. 대한항공은 “전통적인 화물 사업 성수기로 화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 초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백신도 대규모 수송작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제주항공(-704억원) 진에어(-505억원) 티웨이항공(-479억원) 등 대한항공 외 항공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본다.

16일 실적 발표 예정인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흑자를 냈던 것과 달리 1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