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갭투자에 광주 아파트값 급등

입력 2020-11-06 04:02
연합뉴스

광주 부동산 시장의 널뛰기가 재현되고 있다. 외지인 투기세력이 기형적 급등을 부채질하면서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가격이 2년여 만에 다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5일 광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이후 수도권을 벗어난 투기세력 등이 광주를 다시 찾아 ‘아파트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거칠게 요동치던 2018년 복사판이다.

‘광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봉선동 제일풍경채 아파트 85㎡의 경우 지난달 8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지난 5월에는 7억원 선이었다. 5개월여만에 20% 오른 셈이다. 지난 4월 5억원 선에서 거래되던 수완동 대방 노블랜드 아파트 85㎡ 역시 지난달 6억원 이상에 팔렸다.

매매 건수도 증가 추세다.

봉선동 아파트 매매건수는 3~5월 50건 안팎에서 6월 이후 100건 이상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완동 역시 3월~4월 10여건 수준에서 8월부터 50건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봉선동과 수완동 등 주요 주택지구의 ‘급매 물건’뿐 아니라 대부분 매물이 외지에서 온 일명 ‘갭 투자자’ 의 손에 대부분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업자 이모(60)씨는 “최근 봉선동·수완동 아파트 거래의 80~90%는 외지인들이 전세를 끼고 한 ‘갭 투자’라고 보면 된다”며 “서울지역 부동산 강사가 최근 유튜브에서 두 지역을 ‘꿀단지’라고 지목한 탓에 외지인들이 부동산 매입에 나섰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세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 월간주택시장동향을 보면 지난달 광주 전세 수급지수가 196.1로 나타났다. 9년여 만에 최고치다. 전세 수급지수는 중간인 100보다 낮으면 수요가 부족하고 높으면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의미다.

전세난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무지구 공인중개사 김모(59)씨는 “지난 5월 85㎥ 기준 전세가격이 1억9000만~2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최근 2억8000만~2억900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와 취득세 인상 등 정부의 핀셋 규제에다 임대차 3법이 맞물려 전세난이 당분간 가중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