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들만 넷인 집의 막내 아들이었던 나는 공부와 담을 쌓고 친구들에 팔려 젊음을 보내다 변변한 직장도 없이 서른 살에 결혼했다. 아내의 도움으로 생활하며 아내가 쌍둥이 딸을 임신했는데도 나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고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직장에서 수금한 돈으로 도박을 하다가 공금횡령으로 경찰서에 연행됐다. 그때 임신중독이었던 아내가 조산을 해 아이들은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한 아이는 장에 구멍이 생겨 수술비 걱정에 눈앞이 캄캄했다. 결국 나는 어린생명을 포기하고 말았다.
절망으로 방황할 때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다. 말씀을 들으며 허랑방탕한 삶을 접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세상 근심이 사라지고 입에서 찬송이 흘러 나왔고, 평생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았는데 성경을 몇 번이나 통독했다. 어머니를 교회로 인도하고 차량봉사, 찬양대, 남전도회 임원을 하며 교회에 올인했다. 그러나 서서히 마음이 교만해지고 나만의 신앙의 율법이 세워졌다. 세상노래와 술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고 가족행사 때마다 실랑이를 벌였다.
‘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주일성수를 하겠다’고 선포했고, 인간관계도 완전히 단절됐다. 교회에서도 나의 율법으로 성도들을 저울질하며 ‘왜 나처럼 신앙생활이 뜨겁지 않지? 왜 술, 담배를 끊지 못할까?’ 했다. 그러다 ‘네 눈 속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형제의 눈 속에 티끌만 보느냐?’ 하는 말씀이 떨어지며 나를 돌아보았다. 신앙과 일치하지 않는 내 삶을 심각하게 고민할 무렵 무릎 수술로 2개월간 입원했다. 어느 분이 병실에 와서 친구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친구는 끝내 거부했지만 옆에 있던 내가 그 복음을 받았다. ‘답은 부활이다’는 그의 말에 한마음교회 작은교회에 참석했다. 지체들의 진심의 환영, 기쁨과 평강, 서로 섬기는 모습은 성경 속의 초대교회였다.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하나님의 아들인데요!’라고 힘차게 대답했다. ‘그럼 그 분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하기에 ‘성경에 있는데요’라며 얼버무렸다. 그러자 사도행전 17장 말씀으로 누구든지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는 부활이라고 했다. ‘아니! 하나님을 증거를 통해서 믿는다고?’ 예수님의 제자들도 부활하신 후에야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었다는 말씀과 의심 많던 도마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굴복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을 핍박하던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즉시 예수님을 전한 사실을 확인한 순간 내 신앙은 맹신적 신념이었음을 알았다. 충격은 죄의 문제로 이어졌다. 하나님께선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우리의 주와 그리스도가 되셨는데도 그 예수님을 무시한 근원적인 죄를 회개하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이것이 죄인지조차도 몰랐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주인 된 이 죄 때문에 예수님이 죽으셨구나!’ 나는 마음 중심으로 그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드디어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율법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으로 영혼들을 품게 됐다. 복음으로 하나된 공동체는 예수님의 몸이며 지체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피와 살이라는 것이 선명해졌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고 하신 말씀처럼 어떠한 핍박이나 환란 가운데에서도 주 예수께 받은 사명을 감당하며 푯대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유영택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