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올겨울 재유행의 전조란 분석이 나옵니다. 전 세계적 위기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한국의 방역이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얼마 전에는 한국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다이너마이트(Dynamite)라는 곡으로 아시아 최초로 빌보드 HOT 100 1위에 2주 연속 올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다이너마이트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방탄소년단의 마음을 담은 밝고 신나는 디스코 팝 장르로,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멤버들의 세련되고 경쾌한 안무가 돋보이는 ‘힐링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BTS는 명실공히 K팝을 넘어 글로벌한 문화 이슈를 차지하는 핫키워드가 되었습니다.
BTS의 놀라운 성공을 보며 한국교회가 겸허히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꽉 짜인 군무, 아름다운 선율, 트렌디한 패션 감각과 외모, 사회 비판적 메시지,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 등이 성공의 공통적 요인으로 꼽히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의 성공을 이끈 것은 진정성(authenticity)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BTS의 이야기는 누군가 만들어준 것이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입니다. 가식이나 허위의식, 겉멋을 부린 가사가 아니라 내면의 약함을 드러내고 진짜 속마음을 담아냄으로써 동시대를 사는 전 세계 젊은이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들의 마음들을 움직인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물결 속에서 극심한 경쟁과 승자 독식과 부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BTS는 동시대 청년들의 눈으로 1등만을 강요하는 사회, 물질적 풍요를 제일이라 여기며 꿈도 잃어버리고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약육강식의 질서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의 문제를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어로 비판합니다.
어느 때부턴가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리고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해도 진정성을 의심받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 그 속도는 가속화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교회가 예배당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수많은 예배와 제자훈련 봉사 프로그램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교회가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기성장에만 최우선 가치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리고 타인의 고통과 아픔을 공감할 줄 모르는, 자기 말만 하는 말 안 통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공생애 기간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 복음은 종교적 미사여구로 포장되지 않았으며 가식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하대하던 가난한 자를 만나셨고 그들의 아픔에 진정성 있게 공감하셨습니다. 그들을 만져주셨을 때 결국 치료가 됐습니다. 그래서 절망하던 이들이 예수를 만나고 삶의 목적을 발견했고 희망을 발견했고 회복을 경험했습니다. BTS의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보고 “BTS가 내 인생을 바꿨어요” “노래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라는 ‘간증’이 나오는 것도 그 진정성 덕분입니다.
이제 다시 그런 간증과 이야기들이 교회공동체에서 들려져야 합니다.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교회로 다시 세워져야 합니다. 그런 교회를 통해 포로된 자가 자유를 얻고, 눈먼 자가 다시 보게 되는 역사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통해 일어나길 바랍니다.
유승범 검단참좋은교회 목사
◇검단참좋은교회는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 지역과 세상을 섬기는 교회,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를 꿈꾸며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2018년에 세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