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청소년 생활 지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위기 청소년이나 다문화 학생 등의 경우 또래 접촉 결핍, 내적 스트레스 증가, 관심부재 등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어 추후 상당한 수준의 학교 및 학업 부적응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 청소년을 위한 비대면 온라인 상담 및 통합 캠프 프로그램이 주목을 끌고 있다.
4일 경기도 안산·시흥·화성오산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8월 24일부터 10월 16일까지 ‘2020 시화호 꿈나눔 온라인캠프’를 열었다. 이 온라인캠프에는 또래관계나 진로 탐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1~고2 학생 5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학생들과 강사진은 줌(ZOOM)을 통해 서로 교류했다.
학생들은 강사와 1대 1 개인 상담과 진료 상담을 한 후 생명과 나눔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갔다. 집에서 스스로 콩나물·강낭콩·사슴벌레 등을 키웠고 학교는 왜 가야 되는지, 공부는 왜 해야 되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강사의 조언도 들었다. 학생들은 부모님이 보낸 동영상을 시청하며 자신의 소중함과 가족의 따뜻함을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진로와 관련해선 ‘길을 찾다’ 초청 특강 등이 이뤄졌다. 특히 집단 토의에선 갈등 상황에서 서로 다름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고 개방하는 방법을 배웠다.
실제 캠프에 참여한 중1 전모양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목표가 없었다. 하지만 캠프 후반부터 자신감이 생겨 점차 미소를 띠고 즐겁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관심분야가 천문학과 해부학임을 확인했고, 이 분야에 대해 더 열정을 갖고 공부하기로 했다. 전양은 “동영상을 통해 부모님의 마음을 알고 나니 기쁘고 감동적이었다”며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고,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고2인 김모양도 “캠프를 통해 잘되지 않아도 다시 시도해보는 것, 그리고 사람을 이해해보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나는 제대로 해내고 싶은 사람인 걸 알게 됐다”고 기뻐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만남이 인간적인 느낌이나 개인의 생각을 공유하는 데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캠프에서 학생들은 상대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두려움 없이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로저스심리상담센터와 함께 캠프 운영을 맡았던 차명호 평택대 교수는 “온라인으로 무슨 캠프를 하겠느냐는 편견이 있었지만 온라인 캠프가 오히려 타인을 두려움 없이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언택트 시대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 차 교수는 “경기도 다른 지역, 더 나아가 전국적으로 연계되는 캠프를 만들어 많은 학생들이 성숙한 21세기형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