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결집력 약해졌지만 교주 이만희 영향력은 건재”

입력 2020-11-05 03:02
이만희 교주가 지난 3월 경기도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연수원 건물로 향하고 있다.국민일보DB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교주 이만희) 집단의 결집력은 약해졌지만,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이만희 교주의 영향력은 건재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교주 재판 방청권을 따내기 위한 ‘공판특공대’가 신천지 내부에 조직되고, 이 교주가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인단을 꾸린 점, 신천지 내부에 뚜렷한 이인자가 없다는 점 등이 그 근거다.

윤재덕 종말론연구소장은 4일 “신천지 신도들의 머릿속엔 인간 이만희가 아닌 교리를 통해 해석되고 구성된 이만희가 자리 잡고 있기에 이 교주가 신도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하다”면서 “이 교주가 옥중에 있는 게 신도들에게 더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실장 권남궤 목사도 “12지파장 중심으로 연대해 대처하고 있고, 이 교주가 옥중에서 계시록을 새로 쓰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 신도들 사이에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소장은 온라인 교육에만 의존해야 하는 현 상황 탓에 신도들의 응집력은 약해졌다고 봤다. 포섭 압박이 큰 외부 포교활동 자체가 신도들의 동료애를 부추겨 결집력을 강화했는데 이게 봉쇄되고 온라인 교육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소장은 지금이 한국교회가 신천지 신도들과 탈퇴자들에게 새로운 소망을 제시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 기회라고 봤다. 그는 “현재 신천지라는 타이태닉호가 가라앉으며 일부 신도가 바다로 뛰어든 상태인데 이들을 구조할 구명보트가 준비 안 된 상황”이라며 “이들에 대한 선입견을 거두고, 신천지를 소망의 전부라 생각한 이들에게 하나님이라는 더 나은 소망이 있음을 제시하도록 교회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