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논란’ 홍남기 ‘자기 정치’ 추미애… 연말 개각설 모락모락

입력 2020-11-05 04:02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인사권자의 뜻에 맞춰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날 사의를 표명했던 입장을 번복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돌연 사의를 밝혔다가 번복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다시 충돌하는 등 문재인정부 ‘내각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누구보다 안정적으로 부처를 이끌어야 할 주요 부처 장관들이 오히려 좌충우돌하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연말에는 이들을 포함한 개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해졌다는 여권의 시각도 있다.

홍 부총리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하루 만에 사의 표명을 뒤집고 “인사권자의 뜻에 맞춰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주식 대주주 요건) 논란에 대해 진정성을 담아 누군가 책임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제가 물러날 뜻을 전했다”며 전날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국회 예결위에서 “대통령께서 그 사안은 부총리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현재 예산안 심의나 한국판 뉴딜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있기 때문에 부총리가 계속 직을 수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 (사의를) 반려했다”며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야당은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이 ‘정치 쇼’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사의 반려를 수용하고 계속하겠다고 하면 정말 무책임한 태도”라며 “국민은 엉성한 각본에 의한 정치 쇼로 볼 것이고, 여기에 대한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진심을 담아 사의를 표명했는데, 정치 쇼라고 말하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사의 표명 과정이 장관으로서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홍 부총리는 전날 대통령 면담과 사표 반려 뒤에도 국회에 나와 사의를 밝혔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 반려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인사권을 존중한다면 애초에 반려된 사의 자체를 국회에서 돌발적으로 공개하는 게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일 윤 총장과 충돌하는 추 장관은 “커밍아웃 검사들 사표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전날 자체적으로 내놓았다. 추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며 윤 총장을 겨냥했다. 현재 진행 중인 국민청원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불쑥 자체적으로 답변 형식의 입장문을 내놓으며 검찰총장을 비난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 장관의 답변 여부와는 별도로 청와대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에서마저 “추 장관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관 리스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엔 ‘원년 멤버’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남편의 해외여행 논란 때문에 구설에 올랐다. 추 장관도 아들 병역을 둘러싼 문제로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본인의 대형 사진이 실린 포스터를 만들어 비판을 받았다.

임성수 이상헌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