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지면 문닫아야…’ 국민의힘, 시민후보 내나

입력 2020-11-05 00:06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에서 ‘시민후보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이었던 박원순 ‘시민후보’가 박영선 당시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로 선거 승리를 이끈 장면을 염두에 둔 것이다. ‘지면 문 닫아야 한다’는 당내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당의 자존심을 내려놓는 파격적 대안이 제시될지 경선 룰을 정하는 4·7재보선선거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의 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경준위원장은 4일 범시민사회단체 연합 주최로 열린 ‘좋은 후보선정 특별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당내 경선 투표에서 시민 참여 비율을 높이고 당원에게 선택권은 주되 반영 비율을 낮추는 방향에서 시민후보 선출도 가능해지리라 본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외 인사의 경선 참여에 대해서는 유연성 있게 예외적 여지를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발 더 나아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시민후보 선출을 위해 당의 ‘간판’도 뗄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진다면 어차피 망할 정당”이라며 “시민후보 이름으로라도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최종 후보가 나오더라도 야권 단일화를 위해 경선을 추가로 치르는 ‘다단계 경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안 대표나 금 전 의원 모두 이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시계는 바삐 움직이고 있다. 경준위는 16~20일을 경선 룰 발표를 위한 타임라인으로 설정한 상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8일 4선 이상 중진들과 만찬 회동을 갖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지금 비대위가 추진하는 여러 상황이 다소 불편함을 주더라도 내년 선거까지 단합된 모습으로 참고 견뎌내 달라”고 당부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