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매년 6∼7㎏씩 늘어 140㎏”

입력 2020-11-04 04:08
박지원(오른쪽) 국가정보원장이 3일 국정원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김상균 1차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중이 해마다 증가해 2012년 90㎏에서 현재 140㎏로 늘었다고 밝혔다. 집권 이래 매년 평균 6~7kg씩 살이 찐 셈이다. 다만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나이가 젊어 건강에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계기로 지위가 격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3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하 의원은 “2014년 김 위원장은 발에 물혹이 있어 지팡이를 짚고 잘 걷지 못했지만 (지금은) 정상 보행이 가능하다”며 “살은 좀 쪘지만 젊은 나이라 비만이 그렇게 큰 건강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내년 1월 당대회 때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 제1부부장의 당 직책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정원은 “김 제1부부장이 위상에 걸맞은 당 직책을 부여받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 제1부부장이 외교·안보분야뿐만 아니라 지난달 10일 열린 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총괄하는 등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도 판단했다.

하 의원은 “김 위원장도 내년 당대회 때 지금 직책인 원수에서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대원수급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열린 당 창건 기념 열병식 때 동원된 장비들이 여전히 평양에 잔류하고 있는 동향도 포착됐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발생한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경위 조사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김 위원장의 지시는 통지문 외에 새로 조사하라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저희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답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청와대에 통지문을 보내 사건 경위를 설명했었는데, 이를 재조사하라고 했다는 의미다.

북한은 공무원 사살 사건 직후 통신망 이용량을 줄이고 통신보안도 대폭 강화했다. 하 의원은 “북한 통신망이 노출된 이후 통신망 이용량이 줄었고, 내부 교신할 때 쓰는 음어 체계도 변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의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가 공개되자, 북한이 통신망 노출을 인지하고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2척을 새롭게 건조 중인 사실도 보고했다. 미국 대선 이후 특별한 도발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