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째 방문해 “5·18 특별법 찬성”… 김종인, 끈질긴 호남사랑

입력 2020-11-04 04:05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광주 서구 학생독립운동기념탑 앞에서 열린 91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광주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추진하는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안에 대해 “법을 만드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전북 전주를 방문한 지 닷새 만인 이날 호남 지역을 다시 찾아 이곳 민심에 어필하기 위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의 호남행은 비대위 출범 후 다섯 번째다.

김 위원장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부 법안 수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법안 취지에 적극 동의한다는 의미였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떨어진 데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이른바 집토끼 홀대론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호남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말이다.

김 위원장은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정책협의회에서 “호남 지역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당은 깊은 관심과 애정을 두고 있다. 앞으로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광주 서구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탑에서 열린 제91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는 차기 대선뿐 아니라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호남 민심을 얻지 못하면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호남 출신 표심이 승패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비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일반시민 비중 100%의 여론조사 방식으로 뽑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본경선에 앞선 예비경선에서도 시민 비중을 기존 50%에서 80%로 높이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을 비롯한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한 경선 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