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그우먼 박지선씨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20-11-04 04:05
개그우먼 박지선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만 35세로 한창 왕성하게 일할 나이였는데, 2일 그의 모친과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그동안 지병인 피부병 때문에 고통을 받아왔으며, 그의 치료를 도우려 함께 지내던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박씨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방송에 출연하는 등 활동을 해와 그의 부고에 주변에서는 매우 황망했다고 한다.

박씨는 KBS 개그맨 공채 22기 출신으로 2007년 데뷔 첫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희극인상을 받기도 하는 촉망받는 연예인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박씨 모녀의 정확한 사망 경위가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모녀가 감당해야 했던 인생의 아픔과 그늘이 어떤 것이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외모를 개그 소재로 삼을 만큼 의연하고 소탈했던 그의 죽음 앞이라 더욱 안타깝다. 그의 모친이 딸의 길을 따라간 것이라면, 자식에 대한 그 깊은 사랑의 힘으로 세상의 시련을 함께 헤쳐 나갈 수는 없었는지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 탤런트 설리, 11월 걸그룹 멤버 구하라씨에 이어 지난 9월엔 배우 오인혜씨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연예인들의 잇따른 비극적 죽음을 대하면서, 그들이 받는 화려해 보이는 각광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들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안이나 사회 안전망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살은 전염병에 비견된다. 유명인들의 자살은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박씨의 죽음이 또 다른 비극을 불러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주변에 절망하고 있는 이들은 없는지 우리 모두 둘러보고 챙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