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이즈 확산을 막으려면 남성 간 성접촉과 에이즈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적극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서울시의회 토론회에서 나왔다.
봉양순 시의원 주최로 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성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토론회’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에이즈가 급증하는 만큼 질병관리청이 동성 간 성행위의 위험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은성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교수는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남성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며 젊은 남성층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에이즈 감염률이 40.5배 높아 그 원인을 찾아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와 미국, 유엔 에이즈합동계획(UNAIDS)은 남성 간 성관계를 가진 그룹이 감염 위험이 가장 높다고 보고했다”며 “남성 간 성행위는 에이즈 감염 위험도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질병관리청에 실제적인 에이즈 예방책도 주문했다. 그는 “외국은 에이즈의 주된 전파경로가 남성 간 성관계라고 구체적으로 밝히지만 한국은 아니다”면서 “질병관리청은 콘돔 사용이 에이즈 예방에 만능인 것처럼 말하지만 관련 논문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여러 나라의 보고서를 봤을 때 남성 간 성관계가 에이즈 균을 옮기는 가장 위험한 경로라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 위험성을 분명히 알려야 에이즈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에이즈 환자는 치료받을 때 본인부담금이 전혀 없으며 100% 건강보험공단과 정부, 지자체가 지원한다. 한 달 약값만 300만원 이상”이라면서 “지금처럼 치료 중심의 전략으론 계속 증가하는 에이즈 환자의 막대한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준명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명예교수도 “2006~2018년 전체 에이즈 감염자 1만4000여명의 10%를 대규모로 조사한 결과 60% 이상이 동성 간 성접촉에 따른 감염이었다”면서 “특히 2013년부터 20대 남성이 증가 추세를 보여 지난해 신규 에이즈 감염자의 35%나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에이즈를 예방하려면 동성 간 성접촉 집단에 대한 선별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며, 젊은이들이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도록 학교 보건교육에서 남성 간 성행위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