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후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와 만나 생산성·품질 향상, 고용 안정 등 발전적 노사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가 하면 축구스타 이동국 선수의 은퇴식을 직접 현장에서 챙기기도 했다.
3일 현대차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 영빈관에서 경영진과 함께 이상수 노조 지부장을 만나 오찬 면담을 진행했다(사진). 정 회장이 노조 집행부를 만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정 회장은 직원들이 만족과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회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사 관계의 안정성을 꾀하는 방법을 함께 찾자고 제안했다. 그는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며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 회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간 단체협약은 중요한 것”이라며 “조합원 고용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지부장은 “품질 문제에 있어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4차산업과 모빌리티 사업 등에 대한 개편, 고용안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내년 교섭에서 회사의 화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현대차 노사가 11년 만에 임금동결에 합의한 만큼 조합원에 대한 사기진작과 투자도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번 만남은 정 회장이 자동차산업이 격변하는 상황에서 노조와 함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조가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회사가 고용안정으로 화답하는 새로운 노사 관계 형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