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회건축을 하면 보편적으로 평당 건축공사비가 500만~600만원 든다고 한다. 국토교통부 고시 2020년 아파트 표준 건축비를 보면 ㎡당 200만원(국토교통부 고시 제2019-802호)이다. 아파트 표준 공사비에 비하면 교회 공사비 500만~600만원은 오히려 싸다. 아파트 표준 건축비를 평당으로 책정하면 660만원이 넘는다. 교회건축은 아파트에 비해 훨씬 공사 난이도가 높다. 왜냐하면 교회의 경우 높은 천장고, 넓은 기둥 간격, 발코니 층이 있는 경우, 기둥이 없는 캔틸레버 구조 형식 등 건축시공비를 높이는 건축 요소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냉·난방 형식은 아파트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러나 교회의 인식은 그렇지 못하다. 평당(3.3㎡당) 500만원이라고 하면 무척 높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평당 600만원 넘는다고 하면 입을 떡 벌린다. 교회에서의 바람은 평당 300만~400만원이다. 실제 이 건축비는 2010년 이전 건축비용이다. 그때에 비해 현 시점에서는 건축비가 50% 정도 상승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교회 입장에서는 평당 500만~600만원을 들여 교회 건축하기가 쉽지 않다. 교회 재정으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건축물보다 교회 공사 입찰이 더 치열하고 입찰단가가 낮다. 그런 부작용으로 교회와 시공회사 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교회가 건축되다가 멈추기도 하고, 시공회사가 도산하기도 한다. 이것은 교회의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건축가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하나로 공사비 절감 방안을 말하고자 한다.
공사비 절감은 워낙 종류가 많고 광범위하며 이 지면에 다 기술할 수는 없다. 다만 몇 가지 중요한 핵심사항만 기재하고자 한다. 공사비를 절감하고자 한다면 첫째 공사비 원가 구성을 알아야 한다. 공사비는 크게 순공사비와 재경비로 나눠진다. 순공사비는 실제 현장에 투입되는 재료와 인건비, 경비를 말한다. 재경비는 공사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 비용이다. 공사 안전을 위해 책정되는 안정관리비, 고용안정을 위한 고용보험, 사고를 대비해 드는 산재보험 등과 현장관리비 이윤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재경비를 제외한 실제 공사에 드는 순공사 비율은 전체 공사비 대비 60~75% 정도다. 즉 100억원을 건설회사와 계약했다고 하면 실제 현장에 투입되는 비용은 60억원에서 75억원 정도 투입되는 것이다.
재경비는 순공사에 따라 달라지므로 순공사비를 줄이는 것이 전체 공사비를 줄이는 옳은 방법이다. 그러면 순공사비 구성은 어떻게 될까. 순공사비는 건축공사, 토목공사, 설비공사, 전기공사, 소방공사, 조경 및 기타공사로 이뤄진다. 여기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공사가 건축공사다. 건축공사는 전체 순공사의 60~70%를 차지한다. 즉 이것은 건축공사비를 줄여야 순공사비가 준다는 얘기다.
건축공사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골조공사비를 줄이는 것이다. 골조공사비를 줄이려면 교회 상황에 가장 알맞은 구조 방법을 택해야 한다. 어떤 구조 방법이냐에 따라 전체 골조공사비가 2배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사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지하층을 만들 때 적정한 흙막이 가시설 토목공법을 채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외에도 적정한 냉·난방 시스템 적용, 디지털 조명을 이용한 인테리어, 내외장 복합마감재 활용 등 공사비를 절감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을 잘 활용한다면 교회가 요구하는 교회 건축 공사비를 완벽하게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라 기대해 보면서 조금이나마 교회에 유익한 정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승지 대표 (규빗건축사사무소·국민일보 교회건축 자문위원)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