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와 프리랜서 월 소득이 약 70% 급감하고, 장애인 경제활동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낮은 노동자일수록 피해를 크게 입는 ‘빈익빈(貧益貧) 현상’이 도드라진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2일 발표한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수급자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특고·프리랜서 수급자의 올해 3~4월 소득은 지난해보다 69.1%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1분위(하위 10%)인 특고 종사자의 소득 감소율이 75.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소득 감소율은 떨어졌고, 6분위 소득 감소율은 55.7%로 1분위보다 19.9% 포인트 낮았다. 취약계층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은 노동자에게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것이다. 지원금을 신청한 특고·프리랜서 가운데는 보험설계사(10만5000명)가 가장 많았다.
특고·프리랜서 수급자 중에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한 번이라도 있는 경우는 22.0%에 달했다. 약 10만명이 임금근로자와 특고 사이를 오간 것이다. 택배기사·퀵서비스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이력 비중이 특히 높았다. 이는 특고·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고용 환경이 불안정하다는 측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가장 많이 신청한 노동자는 영세자영업자로 전체 신청자 175만6000명 중 62.5%(109만8000명)에 달했다. 영세자영업자 수급자는 50, 60대 비율이 55.2%로 가장 높았다. 지원금을 받은 영세자영업자 중 소득 자료를 제출한 노동자의 평균 연 소득은 1805만원이었다.
장애인 노동자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올해 장애인 경제활동 참가율(경활률)은 49.7%로 지난해(53.6%)보다 3.9% 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과거 실적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급격한 감소세다.
경제활동인구에 해당하는 만 15~64세 장애인은 128만4207명으로 이 중 63만7781명이 올해 경제활동에 참여했다. 지난해 장애인 경활인구 69만2653명과 비교해 약 5만5000명이 급감한 것이다.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의 장애인 고용률은 2.96%에 불과했다.
공단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49.7%로 급감한 장애인 경활률을 내년 50.3%에서 2022년 52.8%, 2025년까지 53.1%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의 고용률 연도별 목표치를 내년 3.03%에서 2022년 3.10%, 2025년 3.32%로 높이는 계획도 협의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면 고용보험 같은 고용 안전망이 필요하다”며 “고용보험법 개정안의 연내 입법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