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상 첫 슈퍼예산안 40조… 일자리 40만개 만든다

입력 2020-11-03 04:05

서울시가 사상 첫 40조원이 넘는 ‘슈퍼 예산안’을 편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감염병 상시 예방 시스템’ 구축과 ‘40만여개 일자리 창출’에 집중투자한다. 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과 광화문광장 리모델링 등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역점사업에 대한 투자도 변함없이 이어간다.

서울시는 내년 예산안을 40조479억원으로 편성해 지난달 30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올해 예산 39조5359억보다 5120억원(1.3%)이 늘어난 수치다. 예산안은 시의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상시 감염병 방역체계 구축에 총 3146억원을 투자한다. 공공의료기관의 방역역량을 강화하고 민간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만 1741억원을 들인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과 복지시설 등 공공장소 방역 강화에 447억원을, 생활방역체계 구축 및 질병 무료예방접종 등에 958억원을 쓴다.

일자리 절벽을 타개하기 위해 고용유지 및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2조1576억원을 들여 직·간접 일자리 약 39만3575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올해 예산 2조735억원(일자리 39만2000개) 대비 4.0% 증가한 규모다. 직접 일자리는 감염병 확산 대비 방역 일자리, 보육 일자리, 시민 안심 일자리 형태로 18만6524개를, 간접일자리는 청년 창업지원, 직업훈련 및 중소기업 청년 채용 지원 등 민간 지원 형태로 20만7051개를 만든다.

일자리 밖에도 ‘민생경제 회복’ 예산이 다수 잡혔다. 3800억원 규모의 서울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위한 256억원, 서울 전 중 고등학교 신입생들에게 30만원씩 ‘입학준비금’을 지급하기 위한 121억원이 편성됐다.

박 전 시장의 역점사업들도 흔들림 없이 추진된다.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은 “올해 예산과 차이가 거의 없다”며 “일부 사업이 감액됐지만 사업 추진상황을 고려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지원과 청년수당 지급 등에 4221억원을 편성했다. 매입형 공공임대주택 확보와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지원, 청년수당 지급에 사용된다.

현재 광화문광장(1만8840㎡)을 3만4600㎡로 확대하는 리모델링 사업비로는 791억원이 책정됐다. “선출직 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추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서 권한대행은 “시민 의견을 들으며 지난 4년간 꾸준히 추진해온 사업”이라며 맞섰다.

사람길·자전거길 확충과 도시철도·경전철 건설, 주요 간선도로 정비·신설 등 녹색 교통 예산으로는 2조5640억원이 배정됐다. 세종대로 보행길 완공, 자전거전용(고속)도로 완공, 서부선 경전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동부간선도로 확장, 서부간선지하도로 건설 등이 포함된다.

내년 세입예산은 20조237억원으로 추계됐다. 부동산 가격 증가 추세를 고려해 올해보다 4713억원이 더 걷힐 거라고 봤다. 지방채는 2조2307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공시지가 조정으로 재산세는 더 걷히지만, 경기 둔화로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는 덜 걷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건정성 악화 우려에는 “문제 없다”며 일축했다. 서 권한대행은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관리기준인 ‘예산대비 채무 비율’ 25%에 부합하도록 적절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