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원’ 무리뉴 2년차, 토트넘이 달라졌다

입력 2020-11-03 04:06
손흥민(오른쪽)이 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EPL 7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28분 가레스 베일(왼쪽)의 결승골이 터지자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시즌 6위에 그친 토트넘 홋스퍼의 순위가 2위까지 치솟았다. ‘2년차’에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제 무리뉴 감독의 체제가 어느 정도 안정화 된 모습이다. 토트넘이 올 시즌 숙원인 우승컵을 무리뉴 감독과 함께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28분 터진 가레스 베일의 복귀 결승골을 앞세워 브라이튼에 2대 1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28)은 이날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주포’ 손흥민이 쉬어가는 타이밍에도 토트넘은 승점 3점을 챙겼다. 해리 케인에 ‘돌아온 스타’ 가레스 베일까지 득점에 가담하면서다. 이로써 토트넘은 최근 6경기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는(4승 2무) 절정의 기세를 이어갔다. 리그 순위도 에버턴(승점 13)을 제친 2위(승점 14)까지 수직 상승했다. 토트넘 위엔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승점 16) 밖에 없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주제 무리뉴 감독의 모습. AP연합뉴스

‘무리뉴 2년차’가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일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도하던 지난 시즌 7라운드까지의 성적을 놓고 비교해 보면 현재 토트넘의 폼이 얼마나 올라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 7라운드까지 토트넘은 11위(승점 9점·2승3무2패)에 그쳤다. 득점은 4골. 올 시즌 토트넘은 리그 최다 득점인 18골을 넣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팀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토트넘 공격루트의 ‘핵심’은 단연 손흥민의 침투다. 케인의 창의적인 패스가 손흥민의 발 앞에 떨어지고, 이를 손흥민이 빠른 순간 속도로 받아 ‘원샷원킬’로 결정짓는 식이다. 토트넘이 올린 18골 중 약 절반이 이런 식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올 시즌 토트넘의 공격 옵션은 다양하다. 특히 좌우 풀백의 공격력이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새로 합류한 세르히오 레길론은 출장할 때마다 탁월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브라이튼전 결승골도 레길론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베일의 헤더 골로 연결됐다. 레길론은 리그 데뷔 시즌임에도 벌써 3경기 2도움을 올리고 있다. 맷 도허티와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측 풀백 세르지 오리에도 리그 2경기 1골 1도움을 올리며 활약하고 있다.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토트넘이 극복해야 하는 건 불안한 수비력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에서 9실점 했다. 지난 시즌(3실점)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유럽 대회 포함 13경기 중 2경기만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실점 했다. 이른 시간 득점이 터지지 않거나 미드필드 최후방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컨디션이 저조할 경우 승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올 시즌 실점 증가 문제는 EPL 전반적인 추세이긴 하다. 코로나19로 수비를 정비할 시간이 적었기 때문이다. 제이미 캐러거는 “올 시즌은 프리시즌이 없었고 경기가 빽빽하게 짜여 있다”며 “수비 취약점을 고치기 위한 시간이 없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무리뉴 감독 2년차에 토트넘이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까. 손흥민을 위시한 공격력 뿐 아니라 수비까지 안정될 경우, 시즌 막바지에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토트넘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