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단풍의 영성

입력 2020-11-03 03:04

곳곳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룹니다. 평소 녹색만 간직한 줄 알았는데, 그 속에 빨강 노랑 주홍 등 온갖 신비한 색깔이 숨어 있음을 보며 감탄합니다. 가을이 되어 식물의 광합성이 서서히 줄어들면 보이지 않던 색소가 표면에 나타나 그렇다고 합니다. 그동안 강력하게 작용하던 엽록소가 적어지니 숨어 있던 색소들이 드러난 것이지요.

햇빛의 양이 줄어들고 다가올 겨울을 준비할 때 비로소 단풍이 시작됩니다. 다양한 색깔의 단풍을 보면서 우리 안의 숨은 가능성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 안에는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반짝이는 재능과 은사가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 고난이 시작될 즈음에야 발견되는 능력이 있습니다. 주위를 감탄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지금 세상은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모두가 찬바람에 노출됐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단풍을 바라보면 소망이 생깁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작은 헌신이 모여 빛을 발합니다. 떨어진 낙엽과 같은 헌신과 희생을 통해 새 시대는 반드시 준비될 것입니다.

이성준 목사(인천수정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