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을 동시에 선출하는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명운을 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을 위한 전 당원 투표까지 진행하며 몸풀기에 들어갔고, 국민의힘 등 야당은 원내외 중량급 후보군 물색에 나섰다. 대선 전초전이 될 보궐선거,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각 진영이 어떤 후보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이 1일 전 당원 투표를 마무리하면서 이르면 이달 내로 후보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박주민 의원이 있다.
박 장관은 일찍이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해 왔다. 그는 2011년 보궐선거부터 잇따라 고 박원순 시장에게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박 시장 성추문 사건으로 서울시장이 공석이 된 만큼 여성 후보로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4선 중진이자 86그룹의 대표주자인 우 의원도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원내대표를 지내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협상을 주도했던 우 의원도 2018년 서울시장에 도전했다가 패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지난 30일 CBS 라디오에서 “당원 투표에 따라 공천이 결정되면 서울시장 출마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출마를 시사했다.
박 의원의 출마설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그는 지난 8·29 전당대회에서 4선을 지낸 김부겸 전 의원을 3.5% 포인트 차이로 뒤쫓으면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의원이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자 서울시장 행보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나 출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임기 내에 검찰 개혁 작업을 마무리하고 체급을 키운 뒤 대권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당은 인물난 속 원내외 출마 카드를 찾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당내에선 인지도와 본선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중량급 인사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서울 3선 이상 원내외 중진 등과 만찬 약속을 잡았다. 김 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전략을 논의하고 중진들의 출마 의향을 파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참석자인 권영세 박진 의원, 김용태 나경원 이혜훈 김성태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모두 자천타천 서울시장 출마 가능 후보로 꼽히는 이들이다. 이 중 일부는 직접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지를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에선 기존 후보군 말고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영입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을 비롯해 중도층을 겨냥한 후보군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무난하게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다가는 무난하게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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