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커밍아웃’에 민주당원 게시판 “검사 내쫓아라” 강경

입력 2020-11-02 04:06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한 후 나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정치검사들의 발광” “내쫓아야 한다” 등 과격한 비판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검사들을 맹비난하는 목소리가 계속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주말 동안 “검찰 개혁을 하는데 정치검사들이 발광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발하는 검사들을) 모두 한직으로 쫓아내야 정신을 차릴 것” 등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의견 표명을 하거나 공개 언급은 자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검찰을 비판하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일부 검사들의 반발에 대해 “싫으면 사표를 내든지, 기율이 없는 집단 같다. 공무원이 그렇게 해도 되는 거냐”고 비판했다.

다른 핵심 의원은 “일선 검사들의 심정을 전혀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못하면 집단 이기주의로 비치고 국민들에게 비난만 받을 것”이라고 평했다. ‘검란’으로 불릴 만한 집단행동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이들의 움직임에 경계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 장관이야말로 개혁 대상이라며 검사들을 옹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현직 변호사가 옥중에 있는 금융 사기범의 희미한 기억과 주장만으로 현직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고 추 장관은 자기 부하인 현직 검사들을 ‘심판’하고 있다”며 추 장관을 직접 비판했다. 박훈 변호사가 ‘검사 술접대 의혹’ 사건 당사자 중 한 명이라며 현직 검사의 신상을 공개하고 추 장관이 라임·옵티머스 부실 수사 의혹을 감찰 지시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증거가 필요 없는 거리의 재판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며 “역사는 이 정권 사람들을 ‘완장 차고 권력을 농단한 무리’로 기록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내리막길, 집권 세력의 말과 행동에서 불안과 독기가 느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대변인은 “검사들의 ‘커밍아웃’은 추 장관의 독선에 맞선 검사들의 항거”라며 “검찰을 정권 시녀로 만들려는 추 장관이야말로 개혁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