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롤드컵 우승… 한국 ‘소환사의 컵’ 3년 만에 탈환

입력 2020-11-02 04:06

날렵한 피지컬과 끈끈한 팀워크로 무장한 프로게임단 담원이 3년 만에 ‘소환사의 컵’을 한국 팬들에게 안겼다. 소환사의 컵은 세계 최고 인기 e스포츠 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한 팀에게 주어지는 트로피다.

담원은 31일 중국 상하이 푸둥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롤드컵 결승전에서 쑤닝(중국)을 세트스코어 3대 1로 꺾고 우승했다.

담원은 2017년 5월 ‘미라지 게이밍’이라는 클랜 형태의 팀으로 시작해 2017년 여름 챌린저스 리그(국내 2부 대회) 무대에 오르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엔 1부 리그(LCK)로 승격해 돌풍을 일으키며 3번 시드로 롤드컵 무대를 밟았으나 8강에서 유럽 벽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1년 후 당당히 한국 1번 시드로 롤드컵에 재입성한 담원은 기어코 우승을 거머줬다.

한국은 롤드컵 최다 우승국이지만 2018년과 2019년에 유럽, 중국에 밀려 ‘3부 리그’ 오명을 뒤집어썼었다. 이번 담원의 우승으로 지난 2년 동안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던 한국 팀은 그동안의 설움을 단숨에 날렸다.

준결승 이상의 무대에서 중국 팀은 한국팀을 만나면 반드시 졌던 ‘징크스’도 이어졌다. 이번 결승을 포함해 한국은 통산 다섯 번 준결승 이상에서 중국 팀을 만나 모두 이겼다. 중국은 2018년과 2019년 결승에서 유럽팀을 꺾고 우승컵을 들었지만 아직 ‘최종 보스’인 한국을 높은 자리에서 넘어보지 못했다.

내년부터 LCK에 도입되는 프랜차이즈 또한 청신호가 켜졌다. 북미, 중국, 유럽과 달리 아직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하지 않아 시스템적으로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았던 한국이다. 이번 롤드컵 우승으로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으면서 투자와 선수 발굴의 측면에서 더 견고한 프로신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