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왕’ 장하나, 첫날 30위→ 우승 수직 상승

입력 2020-11-02 04:08
장하나가 1일 제주도 서귀포 핀크스골프클럽에서 2020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을 정복한 뒤 동료들이 뿌린 꽃가루에 휩싸여 밝게 웃고 있다. 장하나는 지난해처럼 올해에도 가을에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KLPGA 제공

장하나(28)가 ‘가을의 전설’을 다시 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뒤늦은 2020시즌 첫 승을 신고하고 통산 13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처럼 올해에도 가을에 살아났다.

장하나는 1일 제주도 서귀포 핀크스골프클럽 동·서코스(파72·66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김효주(25)를 포함한 공동 2위(5언더파 283타) 4명의 추격을 2타 차이로 뿌리치고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을 거머쥐었다.

강풍으로 요동쳤던 리더보드처럼 장하나의 우승 길은 마냥 평탄하지 않았다. 1라운드만 해도 공동 30위로 처져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지만 2라운드에서 단숨에 공동 3위로 도약했고, 3라운드부터 연이틀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공동 선두로 출발한 최민경(27)에게 한때 2타차 2위로 밀렸지만, 6번·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올라간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마지막까지 빼앗기지 않았다. 때마침 최민경이 6·7번 홀(파4)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장하나의 독주가 펼쳐졌다. 장하나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3m 앞에 붙인 파 퍼트를 잡고 우승을 확정했다.

장하나는 유독 가을에 강하다. 이날까지 수확한 통산 13승 중 7승을 9월 이후에 쌓았다. 장하나는 지난 시즌 가을에도 22개 대회 연속으로 무관의 늪에 허덕이다 10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잇따라 제패했다. 사계절을 지나고 올해 다시 돌아온 가을에 장하나는 왕좌를 탈환했다.

장하나에게 가을은 ‘약속의 계절’이지만 올해는 대회 직전까지 힘들게 보냈다고 한다. 장하나는 우승을 확정한 뒤 “최근 다친 곳이 많았다.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던 큰아버지도 지난달에 돌아가셨다”며 “많은 일들을 극복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귀포=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