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1일 발표했다. 3단계로 구성됐던 거리두기를 5단계로 세분화해 정밀방역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발표는 코로나 장기화 국면을 맞아 정부가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사실상 선언하고, 이에 맞게 거리두기 단계를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까지 한참이 남은 상황에서 우리 곁의 코로나를 받아들이고, 이 바이러스와 동행하며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석이다.
기존 거리두기 기준은 단계별 방역 강도의 차이가 너무 크고, 일률적인 집합 금지 명령 등에 있어 시설별 여건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기준이 엄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방역조치를 재설계해 효과를 높이고 방역수칙 준수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개편으로 수도권 거리두기 1단계 기준은 기존 주간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에서 100명 미만으로 변경된다. 또 각종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환기·소독 등의 수칙을 준수한다는 원칙 아래 일상 및 사회·경제적 활동이 전체적으로 완화된다. 고·중·저위험으로 분류됐던 방역 대상은 중점관리시설과 일반관리시설로 단순화하되,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은 기존에 고위험시설에서만 의무화됐던 것을 모든 시설로 확대했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1일 0시 기준 124명으로 닷새째 세 자리를 기록했다. 주말 영향으로 검사 건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음에도 여전히 세 자릿수다. 감염에 취약한 요양 시설과 의료기관뿐 아니라 가족·지인 모임, 학교 직장 사우나 등 일상 공간에서도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31일 핼러윈데이에 젊은 층이 대거 모여 자칫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다. 이번 개편을 계기로 방역 당국은 세분화된 단계에 맞는 확실한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개개인도 내가 방역의 최전선 사령관이라는 각오로 방심하지 말고 심기일전해야 할 때이다.
[사설] 거리두기 5단계로 세분화… ‘위드 코로나’ 시대 대비해야
입력 2020-11-02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