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허황한 아메리칸 드림 꿈꾸다 부활 믿고 끝없는 방황 마쳐

입력 2020-11-02 03:10

초등학교 때 시집가기 전엔 아버지에게 복종하고, 시집가면 남편에게 복종하며, 남편이 죽으면 아들에 복종하라는 조선시대의 ‘삼종지도’에 대해 들었다. 그저 복종하라는 고리타분한 말에 너무 화가 날 때 친한 친구가 미국으로 이민 가는 것을 보고 ‘나도 꼭 미국에!’ 하는 꿈을 품었다.

대학 1학년 때 선배언니를 따라 미군부대의 성탄절 행사에 갔는데 멋진 턱시도, 하얀 피부에 금발머리, 푸른 눈의 백인들의 공연에 완전 매료됐다.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미국에서 살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꿈과 다른 현실에 불면증에 시달리며 내 영혼은 점점 피폐해졌다. 미국유학을 위해 토플시험, GRE 시험 준비, 영주권 신청 등 모든 힘을 쏟아 부었지만 이민의 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그때 지인을 통해 원하던 국제결혼은 아니지만 LA에서 사업하는 분을 만나 미국에서 살 수 있다는 소망에 결혼했다. 코리안 타운의 은행에서의 일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이 힘들었다. 종일 자존심을 굽혀야만 하니 자존감은 늘 바닥이었고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하소연할 곳도 없는 혼자의 서러움에 ‘과연 여기서 계속 살아야 하나?’ 하는 본질적 회의에 빠졌다. 내가 그렇게 꿈꾸던 아메리칸 드림도 한순간에 허망하게 무너지며 어쩔 수 없이 귀국했다.

다시 나를 찾기 위해 언니와 교회에 갔는데 목사님께서 ‘부활로 예수님이 누구신지 정확히 알면 모든 문제가 풀립니다.’ 하신 말씀이 들렸다. 두산 세계대백과사전과 역사학자 요세푸스가 쓴 ‘유대인 고대사’를 들쳐 예수님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예수는 실제 인물로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가 3일 만에 부활해 40일 동안 제자들과 있다가 승천했다.’ 부활의 역사적 사실이 기록돼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수님은 성경대로 영원히 썩지 않는 신령한 몸으로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 아들이셨다.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서니 하나님을 대적하고 나만의 바벨탑을 쌓으며 우상숭배했던 내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왜 내 인생에 끼어들어 구속하느냐며 끊임없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나! 어떻게 봐도 나는 예수님과 상관없는 자였다. ‘하나님, 죄송해요,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않고 제 마음대로 살았어요. 이제 원래의 주님 자리를 돌려 드려요. 저의 주인은 부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회개와 감사의 고백이 터져 나왔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만의 틀에서 벗어나니 나는 눌리고 포로 된 영혼을 살리기 위해 이 땅에 파송 받은 사신이었다. 근무하는 고등학교에서 가정형편이 어렵고 어머니가 무속인인 학생을 만나 복음을 전한 것을 시작으로 날마다 힘든 학생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방학 때 중국에 있는 남편을 방문했는데 마침 교회의 전도사님께서 교회학교에 그림벽화를 그려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천국, 지옥, 세상을 상징하는 동그라미 세 개를 그리고 어둠인 이 세상에 예수님이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우리와 한 몸으로 연합했다는 의미의 작품을 완성했다. 나같이 부족한 자의 손을 통해 복음의 문이 굳게 닫힌 중국에 그림벽화로 복음 전할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

허황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방황했지만 예수님께서 인생의 주인이 되셔서 끝없는 방황에 마침표를 찍고 진정한 나를 찾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미정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