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라·스 특검 절대 불가’ 왜?

입력 2020-10-29 04:04

국민의힘이 연일 ‘라임·옵티머스 특검’(라·스 특검)을 촉구하며 대여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절대 불가’ 모드를 고수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맡기면 된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의 딜 가능성도 강하게 일축했다.

여기엔 자칫 특검을 받아줄 경우 최소 연말까지 법안 처리와 수사팀 구성을 둘러싼 정쟁에 휘말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때까지 ‘권력형 게이트’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태년(사진)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특검 사안이 아니라 (도입 주장이) 생명력을 갖기 힘들다”며 “지금까지 나타난 상황과 내용을 보면 권력형 게이트가 아닌 금융사기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보강된 검찰 수사팀에서 신속히 수사해 단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명분은 “금융사기 사건은 특검 대상이 아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가뜩이나 야권에 유리한 판세가 형성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불확실성을 더할 필요가 없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정치권에선 설사 여당이 특검안을 수용한다 해도 실제 법안 통과까지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본다. 여기에 특검 임명과 수사팀 구성에만 3~4주가 더 소요된다. 실제 수사에 돌입하는 건 내년부터다. 이 과정에서 여권 정치인들의 특검 수사 상황이 생중계되는 일이 벌어진다면 재보선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당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굳이 멀리 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라·스 특검이 공수처 출범의 협상 카드로 쓰일 수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어떠한 협상이나 딜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지금 당장 다 멈추고 특검으로 가자는 건 기본 라인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30일 첫 회의를 열고 공수처장 인선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추천위는 당연직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을 비롯해 여당 몫 추천위원인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야당 목 추천위원인 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총 7명이다.

이들은 공수처장 최종 후보군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