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접어들어 대유행 전염병은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네 차례 발생했다. 인류는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진자 격리 및 동선 파악, 비접촉 생활방역 등으로 생활습관이 크게 바뀌었다. 온라인 교육과 회의, 재택근무, 원격 진료 시스템,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소통이 활성화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비대면·비접촉을 압축하는 언택트(untact) 문화를 활발하게 만들었다. 산업구조가 비대면 비접촉 온라인 무인화로 바뀌면서 거래방법이 급속도로 변화했다. 글로벌 스트리밍서비스(OTT) 이용도 20%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는 교회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현장예배가 제한돼 방송과 온라인으로 라이브 비대면 예배를 드렸다. 식사 모임을 할 수 없어 성도의 교제가 어려워졌으며 성경공부가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방문 심방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소외된 교인들을 돌보는 새로운 방법이 절실해졌다. 교회 재정에도 심각한 어려움이 생겼다. 현장예배를 드리지 않고 온라인 라이브 예배로 드렸을 때 대부분 교회에서 헌금이 30~70% 감소했다고 보고됐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다음세대를 배려하면서 현세대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필요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개발의 노력을 기울이게 한다.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은 지역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어떤 계획을 세우고 활동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핵심철학이다. 이를 위해 통계적으로 지표를 설정해 지속가능한 발전 현황과 그 변화 추이를 살펴본다.
교회의 지속가능성은 어떻게 유지돼야 하는가. 교회성장학 전문가 도널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은 “진정한 교회성장은 잃은 양을 찾아내 우리 안에서 잘 목양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훌륭한 제자가 되게 하고 지역사회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성도의 생활을 통해 교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모든 행위”라고 말했다. 지속가능성을 교회에 적용한다는 것은 각 교인의 영적·물리적·사회적·경제적·자연적 환경을 모두 기도의 제목에 올려놓고 목회의 대상으로 본다는 의미다.
20세기 한국교회는 산업화와 함께 급성장의 길을 걸었다. 기업 성장과 마찬가지로 교회의 본질과 기능을 디지털화해 규모를 크게 하는 양적 성장을 추구했다. 그러나 급성장의 역효과가 나타나 교회는 성장동력을 잃고 퇴보의 길에 섰다. 21세기 교회는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가 아니라 성숙을 이룩해 자발적으로 성장하는 역발상적 사고를 해야 한다. 교회의 성숙과 성장이 서로 연결돼 개인구원이 사회구원으로, 또 역으로 사회구원을 통해 개인구원이 일어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 미래교회 성장의 동력이 돼야 한다.
교회가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취해야 할 지표는 국가와 기업, 지역공동체가 추구하는 지표와 그 항목이 많은 부분에서 중첩되며, 교회도 지속가능한 행정결정 능력을 갖춰야 한다. 교회가 지속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 영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영적 지수를 어떻게 평가할지 현장 목회자를 중심으로 논의하는 일이 선결과제다. 그래야 교회의 모든 사역에서 지성 감성 영성이 동시에 작동해 총체적으로 행정을 운영할 수 있다.
교회는 사회적으로 지역사회 기관이면서 영적인 영역도 고려하기 때문에 영성 믿음 경건 같은 영적 지속가능지표를 세워야 한다. 교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교회성장을 뛰어넘어 지역사회 공동체에 생기를 주고 생태계를 선순환하게 하는 동력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피로 탄생한 생명의 공동체다. 세상을 하나님과 화해하도록 연결하는 사명을 맡았다. 그동안 교회가 자립하고 생존하기 위해 교회성장을 목표로 사역해 오면서 타자를 배려하지 못하고, 복음이 필요한 가난한 자들을 돌아보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지역사회 공동체와 상생하는 생존방식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김두환 목사 (인천 성화교회·미래변화예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