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비통신분야 주력… 디지털플랫폼사로 도약”

입력 2020-10-29 04:06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의 도약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KT는 통신기업(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디지코)으로 변화한다.”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 이후 7개월 만에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사 옷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더 이상 확장이 어려운 통신 분야 대신 미디어 금융 기업(B2B) 등 비통신 분야에 적극 진출해 KT를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구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통신 매출 100%의 통신 기반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미디어, B2B, 에너지 등 비통신 분야에서 약 40%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찾고 기회를 찾아 디지코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KT는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를 공개하고 ‘KT DX 플랫폼’을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네이버나 카카오와는 다른 디지털플랫폼기업 차별화의 포인트로 미디어, 금융, B2B 사업 등을 꼽았다. 그는 “미디어 사업에서 KT는 압도적 1등이다. KT그룹과 현대HCN 가입자를 합하면 1256만명, 국민 4명 중 한 명이 KT 가입자”라며 현대HCN 인수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시즌 등을 포함하면 미디어 사업 관련 매출 규모가 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KT는 금융사업도 주목하고 있다. 대주주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은행법이 통과되면서 케이뱅크 숙제도 풀었다. BC카드는 데이터 회사로 도약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BC카드는 가맹점 310만곳, 페이북 524만 가입자, 개인고객 353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데이터 회사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금융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겠다”고 했다.

구 대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뜻하는 ‘ABC 역량’을 강조하며 이들 사업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글로벌 DX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해 2023년 2조3000억 달러(한화 2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