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32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탈환했다. 다저스의 독주를 마지막까지 견제하며 창단 첫 우승에 도전했던 탬파베이 레이스는 12년 만의 아메리칸리그 제패로 짧지만 강렬했던 ‘코로나 시즌’을 완주했다. 최지만(29·탬파베이)은 한국 야수 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출전했지만 1할대 빈타로 아쉬움을 줬다.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0시즌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3대 1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메이저리그 사상 116번째 양대 리그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7번째(1955·1959·1963·1965·1981·1988·2020년). 21세기 들어서는 처음이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016년에 사령탑으로 부임하고 이듬해부터 2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던 통한을 마침내 털어냈다.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부진했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해 징크스를 털어낸 점도 다저스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거둬들인 수확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개막 전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 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팀당 경기 수를 기존 162회에서 60회로 축소하고, 이마저도 4개월을 미뤄 지난 7월 24일에 개막한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정규리그에서 30개 팀 중 유일하게 7할대 승률(0.717)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정복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한 팀도 다저스였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마지막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강한 저항을 제외하면 특별한 위기도 없었다. 탬파베이와 월드시리즈에서 돌연 살아난 커쇼와 타선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맹타를 휘두른 유격수 코리 시거를 앞세워 우승까지 한걸음에 달려왔다. 시거는 월드시리즈에서 8안타(2홈런) 5타점에 타율 0.400을 기록해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8번째로 챔피언십시리즈·월드시리즈 MVP를 석권한 선수가 됐다.
탬파베이는 이날 투수 7명을 투입한 다저스의 ‘벌떼 마운드’를 상대로 모두 14명의 타자로 응수했지만 반격에 실패했다. 2번 타자 랜디 아로자레나의 1회초 우월 솔로 홈런이 탬파베이 타선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탬파베이는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진출한 월드시리즈에서 창단 첫 우승을 다음으로 기약했다. 1998년에 창단한 뒤 월드시리즈 준우승만 두 차례를 차지했다.
올 시즌 탬파베이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최지만은 이날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1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하고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교체됐다. 최지만의 월드시리즈 최종 성적은 9타수 1안타 3볼넷 3득점. 출루율은 0.333으로 무난했지만 타율이 0.111로 부진했다. 한국 선수의 월드시리즈 사상 첫 번째로 기록된 지난 22일 2차전 안타를 빼면 타격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터뜨리지 못한 최지만의 결정력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반면 특유의 ‘다리찢기’ 수비와 집요한 출루로 전략적 다양성을 선사한 점은 올해 최지만의 몸값을 높인 성과로 평가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