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만과 비난의 소리가 많이 들려온다. 정부와 사회를 향해, 교회를 향해, 서로를 향해 비판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도자가 없다고, 변질됐다고, 말세라고, 심지어는 망할 세상이라고 개탄한다. 그 어느 때보다 연합이 필요한 이때 오히려 더 분열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교회도 성장이 둔화 내지 감소하기 시작했고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기독교가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이때는 더욱 교회들이 연합해 함께 기도하며 지혜를 모으고 진리와 사랑으로 온 인류의 참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비춰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는 말씀이 더욱 생각난다.
그러나 잘못되는 일 앞에 모두가 내 책임, 내 잘못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잘못이라고 한다. 아무개의 탓으로 돌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어느 빈들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식사 때가 지난 지 오래돼 모두가 허기진 상태였다. 그런데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불과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드시고 기도하신 예수님이 떼어 나누어 주실 때 오천 명이 훨씬 넘는 무리의 주린 배를 다 채우고도 남게 됐다.
이 놀랍고 기이한 기적이 어디서부터 일어났는가. 한 어린 소년이 자기가 가져온 도시락을 주님께 드림으로 시작됐다. 그 소년은 누군가 먼저 해주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자기의 배부터 생각하지도 않았다. 필요가 있었기에 기꺼이 자기의 것을 내드렸다. 자기의 가진 것을 순진하게 예수님께 드린 것뿐이었다.
소년은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았다. 한 어린아이의 순수한 드림, 수많은 군중의 필요를 채우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작은 도시락이었으나 그것이 주님의 손에 드려졌을 때 놀라운 하나님의 능력과 기적이 나타났다.
남을 비난하기 전에 내가 먼저 바르게 살아야 한다. 나부터 앞장서 섬기고 사랑의 손을 먼저 내밀고 내 주위부터 밝고 깨끗하게 가꾸는 노력에서 기적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큰일은 부담돼 못하고 작은 일은 눈에 차지 않아 안 한다면 우리는 곧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인간이 되고 만다. 큰일을 위해서는 때를 기다리며 힘을 모으고,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행해야 한다. 내가 맡은 역할부터 책임 있게 감당할 때에 참 변화와 열매를 보게 된다.
그 소년이 ‘훗날 어른이 되면 예수님을 위해 많이 드리며 봉사하겠다’고 생각했다면 혼자 도시락을 먹고 돌아갔을 것이다. 기회는 항상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할 기회, 사랑할 기회, 봉사할 기회, 전도할 수 있는 기회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성경은 말한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6) 주어진 기회를 최선의 것을 위해 사용하라는 말씀이다.(Making the most of every opportunity)
예수님께 보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져왔던 그 소년은 비록 지극히 적은 것이었으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 일을 했고 그 결과 놀라운 기적의 도구가 됐다.
우리가 사는 가정과 사회, 교회는 이런 변화의 불씨를 가져다줄 사람이 필요하다. 문제가 있다고 떠드는 소리, 불평과 비난의 소리는 이미 필요 이상으로 나와 있다.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는 사람이다. 모든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가정과 교회와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동 책임감을 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조용히, 그리고 성실하게 행하자. 주님께서는 그런 사람을 놀라운 변화와 기적의 도구로 사용하실 것이다.
미셔널 처치 운동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나라를 땅끝까지 확장하는 위대한 하나님의 선교는 대형 교회의 자원이나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의 단합으로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해 가시적인 선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죄와 허물로 죽었던 사람들이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참 구원과 변화의 열매는 오직 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가능하다.
그러기에 주님은 미셔널 처치 운동을 시작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미셔널 처치 운동은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 각 그리스도인이 자기 삶의 영역에서 선교사적 삶을 신실하게 살아내는 것이다. 성령 안에서 내가 먼저 변화되고 겸손히 낮아져서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며 자신을 내어주는 희생으로 예수의 복음을 일상에서부터 살아내는 것이다.
‘예수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What Would Jesus Do)의 질문을 날마다 던지자. 작은 것에서부터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자. 모든 씨보다 작은 겨자씨가 훗날 커서 나무가 돼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었던 것을 상고하면서 말이다.(마 13:31~31)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