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남 완도에서 4남 2녀 중 3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신학교회라는 시골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989년 군에서 제대한 후 원인 모를 탈모가 시작됐습니다. 한 달 만에 대머리가 됐을 뿐만 아니라 몸에 있는 모든 털이 다 빠졌습니다. 돈 벌어서 성공하겠다는 꿈은 산산조각이 났고 외계인처럼 변해버린 모습을 안고 상경 45일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은둔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볼까 봐 새벽에 산에 올라갔다가 늦은 밤 집에 들어오는 생활을 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지만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교회 전도사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시기 위해 나의 머리카락을 다 지워버리신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을 때였습니다. 삼성중공업에 최종 합격했으니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러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로 오라는 통지서가 왔습니다. ‘대기업을 선택할래, 작은 교회 교사와 성가대의 섬김을 선택할래.’ 성령님은 작은 교회를 섬기며 주님 앞에 쓰임 받기를 원하셨습니다. 96년 신학교를 졸업했습니다. 2년 뒤 하나님은 기적과 같은 손길을 통해 머리카락이 하나씩 나오게 하셨고 완전히 회복시켜주셨습니다.
만 40세가 됐을 때 전북 완주 고산읍교회 담임목사로 청빙 받았습니다. 10년을 목회하고 2년 전 이곳 목포한사랑교회에 부임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과연 나의 목회는 행복한가’라는 질문 앞에 답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이곳까지 왔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
목회의 당당함과 자신감이 사라지고 두려움도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 성경이 읽어지네’ 강사였기에 강의도 하고 성도도 세웠지만 기쁨이 없는 목회는 여전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변화되지 않는 성도들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목포 극동방송에서 주최한 ‘모세오경 훈련 목회 일일 세미나’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첫 시간에 ‘사단의 4가지 거짓말’과 ‘주권 세우기’ 창세기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어,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모세오경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첫 시간부터 바이블 교수님의 말씀이 도전됐습니다. “이것은 공부가 아닙니다. 훈련입니다. 목사님이 바뀌지 않으면 성도는 바뀌지 않습니다. 혹시 강의라고 생각하셨다면 잘못 오신 겁니다.”
훈련을 받으며 사단의 4가지 거짓말에 속으며 살아온 저의 모습을 봤습니다. 정말 영원히 살 것처럼 여기며 하나님 앞에 바로 선 적이 없던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네가 하나님처럼 되리라’는 사단의 거짓말에 속아 언제나 대접받으려 했습니다. ‘이전 교회에서는 이렇게 섬겨줬는데’하며 성도들의 믿음 없음을 정죄했습니다.
훈련을 받는 데 추상같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목회에서 주권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예배에 불이 임하고 있습니까.” 왜 목회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었는지, 왜 성도들이 변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지, 형식적 종교인이자 바라새인의 삶을 살아가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 원인은 성도가 아니라 담임목사인 제게 있었습니다.
“한 시간 기도하면 내가 살고, 두 시간 기도하면 남을 살리고, 세 시간 기도하면 마귀가 떠난다”는 이일성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밤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밤마다 통곡했습니다. “주님, 저를 변화시켜주세요.” 그때부터 주님 앞에 무릎 꿇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제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 이름만 불러도 주님이 주시는 뜨거운 은혜의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아, 하나님이 일하심을 믿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니 행복하구나. 행복한 목회는 환경에, 성도에, 교회의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변화에 있구나.’
지금 우리 교회는 목사가 변하면서 예배에 불이 임하는 살아있는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설교 때 한 번도 웃지 않던 목사가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경험하면서 이제는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행복한 주의 종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