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 “고인은 거장이셨다”… 문화 체육계 인사 조문 이어져

입력 2020-10-28 04:02 수정 2020-10-28 04:02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 셋째 날인 27일 서울삼성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은 빈소를 찾은 백건우 피아니스트, 구광모 LG 회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부터). 사진공동취재단

“회장님은 아주 거장이십니다. 고인은 해외 어디 나가서도 ‘내가 한국인이다’ 하는 자신감을 줬다.”(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

장례식 사흘째인 27일에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추도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끊이지 않았다. 고인과 연을 맺은 문화 체육계 인사들이 찾아와 애도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는 “아버지를 잃은 심정”이라며 “고인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울먹거렸다. 정경화씨는 빈소를 찾아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과 껴안고 마음을 나눴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각각 호암상 예술 부문을 수상했다. 2016년 호암상 시상식에서 독주회를 가졌던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런던올림픽 때 고인을 모시고 메달 수여도 같이 갔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공헌한 바가 크셔서 직접 가서 상주님들게 위로의 뜻을 전해 달라는 부탁의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엔 한국 탁구 국가대표를 지낸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빈소를 찾았다.

정재계 인사들의 방문도 계속됐다. 구광모 LG 회장은 구자열 LS 회장,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구 회장은 “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크게 발전시키신 위대한 기업인”이라며 “재계 어르신 분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은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태훈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삼성 임원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철원 전 M&M 사장 등 재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 26일에 이어 한 번 더 빈소를 방문했다. 조 회장은 “어릴 때 고인이 진돗개 2마리를 보내주셔서 가슴이 따뜻한 분이라고 기억한다”며 추억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해 “마침표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고인의 마침표는 반도체에 대한 진한 애착이 만든 글로벌 삼성 기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도 한때 ‘삼성 저격수’로 불렸던 것에 대해 “재벌개혁은 잊혀져서는 안 되는 화두”라며 “재벌개혁이 삼성의 경쟁력,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데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