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로 돈 번 서학개미 해외파생상품 투자했다 ‘쫄딱’

입력 2020-10-28 04:06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해외파생상품 투자 손실이 지난해 전체 손실의 2배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애플 같은 해외 인기 주식으로 재미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더 큰 수익을 내려고 고위험 금융상품에 손을 댔다가 오히려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개인투자자의 올해 해외투자 동향을 분석한 결과 해외주식 투자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올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월평균 해외장내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55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346조9000원) 대비 60.5% 증가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의 거래 규모가 131조원에서 176조원으로 34.3% 늘어난 것과 비교하더라도 높은 상승세다.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거래 손익은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4159억원)의 2.1배 수준인 -8788억원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는 또 다른 해외파생상품인 FX마진 투자로 상반기 동안 1208억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500억원)의 2.4배다. 월평균 FX마진 거래 규모는 13조원으로 지난해(6조6000억원)보다 배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의 거래 규모는 5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었는데 규모면에서 개인투자자가 압도적인 비중(89.3%)을 차지한다.

일반 해외주식 거래도 급증세다. 지난 8월 말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잔고는 28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12조원 대비 142.6%나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의 해외주식 평가손익(장부상 이익)은 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7000억원 수준에서 대폭 뛰어 해외파생상품에서의 대량 손실과 대조를 보였다. 1조4000억원이었던 지난 6월 말과 비교하더라도 두 달 만에 2조원 불었을 정도다.

개인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증가와 함께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은 194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수익(1154억원)을 800억원 가까이 웃돌았다.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투자처로는 미국이 대부분인 76%(22조원)를 차지했고 중국 8%(2조3000억원), 홍콩 7%(2조1000억원), 일본 3%(9000억원)로 뒤를 이었다.

테슬라(15억5000만 달러), 애플(9억70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6억1000만 달러), 구글(4억2000만 달러)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진됐다. 나스닥 대형 기술주와 언택트(비대면) 수혜주 등 개별종목 투자가 확대됐다는 게 특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