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 유래한 핼러윈데이(10월 31일) 행사나 모임이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고비로 떠올랐다. 젊은 층이 대거 클럽에 몰리거나 밀폐된 곳에서 파티를 열 경우 자칫 코로나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핼러윈은 미국 어린이들이 유령 복장을 하고 돌아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얻는 축제다.
우리나라에는 약 10년 전 상륙한 후 점점 이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주로 외국인이 많은 서울 이태원을 중심으로 핼러윈 복장을 하고 거리 행진을 하거나 클럽에서 파티를 벌인다. 지난해의 경우 이태원 거리를 걸어 다닐 수도 없을 만큼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될까 걱정이다. 문제는 이태원이 지난 5월 클럽발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였다는 것이다. 서울시 전역의 파티룸과 레지던스는 홈파티로 이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예약이 꽉 찬 상태라고 한다. 실내에 많은 사람이 모여 밀접 접촉할 경우 우려했던 일이 생길 수 있다.
27일 0시 현재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는 88명이다.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감염에 취약한 재활병원 요양기관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각종 모임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확진자 수는 언제든 늘 수 있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핼러윈을 계기로 집단감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31일 심야(오후 10시~오전 3시)에 주요 지역에 대해 핵심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서울 이태원 홍대입구 건대입구 강남역 교대역 신촌역, 인천 부평과 부산 서면 등이 대상이다.
서울시도 이날 방역대책을 내놓고 이용 인원 제한, 마스크 착용, 환기 등 방역수칙을 한 번이라도 위반한 업소는 즉시 문을 닫게 하거나 벌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사람들과 어울려 즐기고 싶은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나 지금은 긴장을 풀 때가 아니다. 잠깐의 방심이 우리 모두의 겨울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방역 당국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
[사설] 핼러윈데이가 코로나 확산 기폭제 되어선 안 된다
입력 2020-10-28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