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라임자산운용 사건 검사 비위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해 “오죽하면 그 사람이 나섰겠느냐”며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는 야당 의원의 공세에 미소를 보이며 “장관 한 번 해보라”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추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 도중 말을 끊고 고성으로 답변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추 장관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사기꾼 김봉현의 말이 어떻게 자기 자신의 검사직을 버리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장 말보다 우선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오죽했으면 그 사람이 나서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최근 사직한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을 꺼내며 김 전 회장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추 장관은 “남부지검장도 야권 정치인에 대해서 보고하지 않은 잘못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추 장관은 또 장 의원이 “야당의 사퇴 요구에 동의하지 않느냐”고 묻자 미소를 보이며 “무차별 보도하고 여론조사를 한다면 저렇겠다. 의원님도 장관 한번 해 보라”고 맞받아쳤다. 장 의원이 추 장관에게 국민 과반수 이상이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자 언론에서 아들의 군휴가 특혜 의혹 기사 31만건을 다뤘다며 언론 탓으로 돌린 것이다. 장 의원은 오후 질의 시간에 “제가 장관이 되면 세상 시끄럽게 안 하고 검찰도 잘 설득하겠다”고 추 장관을 비꼬았다. 이에 추 장관이 “응원하겠다”고 답하면서 장 의원과 아옹다옹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질의하는 의원들의 말을 중간에 끊으면서 추 장관이 답변을 이어가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폐지를 언급하며 “아까 비리가 있어서 폐지했다고 답했다”고 말하는 도중 “임시 조직으로 설치됐고 시한은 5년이다”고 큰 목소리로 답했다. 윤 의원은 “답변 시간을 드릴테니 가만히 좀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장 의원이 추 장관 아들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말을 끊고 “언론 보도가 31만 건이었다”고 반복했다. 장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끝나고 답변해 달라고 호통쳤다.
여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검 앞에 놓인 화환을 언급하며 “정치적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검찰총장이 검찰 조직을 중립적으로 이끌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늪으로 계속 끌고 들어오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 역시 “(윤 총장이) 검찰을 끌고 정치에 뛰어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수사지휘권 행사가 적법했는지를 물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과 총장의 관계는 어떤 것이냐고 물었고, 고 차관은 “사표를 내서 현재는 검사가 아니다”며 “정부조직법상 장관은 총장의 지휘감독권자고, 상급자 하급자 개념은 성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수사지휘권 발동은 적법하고 정당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은 고 차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검찰청법에서 지휘권 발동의 근거를 대라고 쏘아붙였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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