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한 것은 역사적 사실과 배치되는 역사 왜곡이며, 이 같은 정부 입장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중국의 역사 왜곡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고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도 명시됐다”며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특히 시 주석의 발언이 역사 왜곡이냐는 국민의힘 박진 의원의 질의에 “우리 입장에서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장관으로 국정감사에서 우리 기본 입장을 말하는 것은 상당히 비중 있는 정부 입장을 발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6·25전쟁 관련 연설을 한 당일 침묵했던 외교부는 ‘중국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나오자 다음 날인 24일 밤이 돼서야 별도 입장을 통해 “시 주석의 발언이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또 최근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미동맹은 선택’이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일부 표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지난 12일 국감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미동맹 가치를 낮추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편 미 정부는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한 것에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마오쩌둥(전 중국 국가주석)의 지원으로 남한을 침공했다”며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김영선 손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