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시진핑 6·25 발언은 역사 왜곡… 中에 입장 전달”

입력 2020-10-27 04:06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종합감사에 출석해 가방에서 자료를 꺼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한 것은 역사적 사실과 배치되는 역사 왜곡이며, 이 같은 정부 입장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중국의 역사 왜곡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고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도 명시됐다”며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특히 시 주석의 발언이 역사 왜곡이냐는 국민의힘 박진 의원의 질의에 “우리 입장에서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장관으로 국정감사에서 우리 기본 입장을 말하는 것은 상당히 비중 있는 정부 입장을 발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6·25전쟁 관련 연설을 한 당일 침묵했던 외교부는 ‘중국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나오자 다음 날인 24일 밤이 돼서야 별도 입장을 통해 “시 주석의 발언이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또 최근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미동맹은 선택’이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일부 표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지난 12일 국감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미동맹 가치를 낮추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편 미 정부는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한 것에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마오쩌둥(전 중국 국가주석)의 지원으로 남한을 침공했다”며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김영선 손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