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차 직접 운전 빈소 찾아… 삼성 측 “간소한 가족장 치를 것”

입력 2020-10-26 04:0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딸 이원주양, 아들 이지호군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건희 회장의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한 가운데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밤 늦게까지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57분쯤 아들, 딸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를 맨 이 부회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아들을 먼저 들여보낸 뒤 딸과 함께 회전문을 통과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직접 현대자동차 SUV 팰리세이드를 운전해 장례식장에 왔다.

가장 먼저 조문한 인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오후 3시40분쯤 부인 김희재 여사,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내외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 회장은 유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는 등 1시간30분가량 빈소에 머물렀다. 이 회장은 “국가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라며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라고 고인을 기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문자와 이메일로 이 회장의 부고를 임직원들에게 알렸다. 앞서 부인 홍라희 여사와 이 부회장 등 가족들은 전날 이 회장이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으며 함께 임종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빈소가 자리할 지하 2층의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제한하며 빈소를 준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장례식은 50인 미만이 집합하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라며 “첫날에는 외부 조문객을 받지 않고 최대한 간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인의 뜻에 따라 임직원들은 삼성전자 인트라넷에 마련된 온라인 추모관에서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게재된 온라인 추모관에서 임직원들은 댓글을 달며 조의를 표했다. 임직원들은 비보에 당황하면서도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국가경제를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하다” “회장님이 말씀하신 위기의식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발전해 나가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비보를 들은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은 이날 조화를 보내왔다. 앞서 이날 오후 1시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시작으로 박병석 국회의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정계 인사와 최정우 포스코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조의를 표했다. 일부 인사들은 직접 빈소를 찾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후 9시50분쯤 빈소를 찾아 “한 시대의 별이신데 명복을 빕니다”라고 조의를 표했다. 이 지사는 이날 빈소에서 10분 가량 머물렀다.

권민지 정우진 기자 10000g@kmib.co.kr